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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2/02/22 04:16 | Posted in 살다보면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이제는 좀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데, 도통 어느 것 하나 쉽지가 않다. 라고는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알았던 지는 또 얼마나 오래되었는고. 그동안 뭐라도 했으면 도사가 됐겠다, 싶기도 하고. 늘상 머뭇거리다가 하나씩 버리기만 하지, 속 시원하게 대들어보는 것 없이 한 세월을 보내버릴 수는 없지 않겠나!... 싶어서 요샌 좀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삶이 짜증나도록 불확실하니 와우도 제대로 못하겠다. 내일도 일퀘를 할 수 있을지, 다음 주 레이드에 참가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어야 뭐라도 하지...

어쨌거나 확실하게 부족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하루 웬종일 대화 상대가 어머니밖에 없다. (...) 뭐 워낙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라 외로워서 힘든 건 아닌데 이러다가 성격이 정말 괴팍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어쨌거나 언젠가는 다시 사람들이랑도 만나고 살아야 할 터인데...

재미가 없는 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냥 이 시기가 재미없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2월은 원래 좀 재미없는 달이고, 20대 후반이 원래 좀 재미없는 세대이고, 뭐 그런 거겠지. 재미없는게 심화된 후 암울함이 더해지면 비로소 30대 문턱에 다다를텐데, 요새 들어 이 30대를 잘못보낸 후 정말 바보가 돼버린 아저씨들을 떠올리자니 가끔씩 숨이 막힌다. 잘못 나이든 남자는 자폐증 걸린 바보가 되어버린다. 우선 말을 많이 하지 않는데, 자신이 느끼고 있는 걸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짜증을 부린다. 그래서 그 속사정에 대해서 물어보면 화를 낸다. 여기에서 파생된 합병증은 다양하거니와, 모든 증상은 일단 말수와 자기 해명이 줄어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그 시작이 어디일지 알 것 같아서, 요새 좀 무섭다. 나이든다는 게 이렇게 실질적으로 무서웠던 적도 드문데.

최근 본 영화들... <워 호스>는 좀 웃겼다. 어쩌면 그렇게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영화를 만들었을까. 일전에 스필버그가 이 영화에 엄청 힘을 주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쉰들러리스트와 비교했던 듯) 아마 그 기자도 뭔가를 잘못 알았던 모양이다. <부러진 화살>은 좀 위험해 보였다. 실화를 다루는 픽션의 태도에 대한 이론이 여기저기 수두룩하겠지만서두, 실존인물과 실제 사건을 대하는 최소한의 진중함이 덜해보였다. 근데 영화가 예상했던 것만큼 강한 어조는 아니라서 어쩐지 갸웃?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는 뭐... 캐릭터와 연기와 이야기가 이렇게 강한 영화를 두고는 어쩐지 할 말이 없어진다. 난 메시지보다는 이야기 신봉론자인지라... 내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문은 제목 뿐이다. <셜록>은 비록 영화가 아니지만서두 언젠가는 장문의 리뷰를 쓰고야 말테다!... 라고 생각 중. <할 수 있는자가 구하라> 역시 마찬가지.

선거가 가까워 오는지라 요새는 내 정치성향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을 하곤 하는데 적어도 진보신당이나 통합진보당 쪽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간 막연히 예측했던 내 성향과는 많이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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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기수, 강필중배달의 기수, 강필중

Posted at 2012/02/17 16:52 | Posted in 잡글들/소설
* 절필 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거.


1.

  그 날은 유난히 일이 적어서, 택배기사 강필중씨는 평소보다 일찍 본래 담당 구역을 다 돌고 부탁받은 잔무에 착수할 수 있었다. 아내가 아프다며 조퇴한 동료기사 박씨가 담당하는 택배들이었다. 갑작스런 부탁에 터미널까지 돌아가서 상차까지 끝낸 짐들을 도로 옮겨 싣느라 대낮부터 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모른다. 그는 땀을 닦으며 무심코 핸드폰을 열고 첫 택배 수취인의 전화번호를 찍어 넣다가 자기도 모르게 동작을 멈췄다. 핸드폰 액정에 새겨진 번호의 모양새가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 눈에 익었던 것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강필중씨는 머지않아 해답을 찾아냈는데, 그 해답이란 것이 전혀 엉뚱한 기억에서 튀어나왔기 때문에 자동차에 올라타는 일도 잊은 채 잠시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트럭에 기대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6년 전에 헤어진 마지막 애인의 전화번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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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물 여섯번째 : 비오는 산토리니유럽여행기, 스물 여섯번째 : 비오는 산토리니

Posted at 2012/02/17 14:48 | Posted in 유럽여행기/그리스

아테네로 돌아가는... 두 동행은 새벽처럼 자리를 비워버렸다.
잠결에 인기척만 느끼고 일어나 보니 혼자 덩그러니...
그래도 며칠간 왁자지껄 지내다가 갑자기 혼자 남으니까 거의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게다가 여행 시작한 이래로 거의 도미토리에 묵어 왔으니
이렇게 쌩으로 혼자인 것도 첨이었단 말이지.

설상가상으로 날씨도 희끄무리 한 게 영... 좋지 않다.
늦도록 방 안에 멍하니 죽치고 있다가 밖으로 나감. 어차피 차도 반납해야 했다.
그러고보니 피라 마을은 제대로 보질 않았던 것 같아서... 피라를 둘러보기로 했음.


날씨는 빗방울이 흩날리는 정도. 간헐적으로 소나기도 내리고... 여하튼 영 좋지 않았다.


경관만 보면 정말 가보고 싶게 생긴 화산섬.
정기적으로 투어가 진행되는데 활화산인지라 근처 바닷물이 뜨끈뜨끈하다고 한다.


사실 피라 마을도 악착같기로는 이아 못지 않다...


프랑코씨는 인근 식당 주인인 듯 했음.


저 아래쪽으로 올드 포트 Old Port 가 있음.
올드 포트에서 피라 중심지까지는 바로 그 관광용 당나귀가 오간다. 냄새가 상당함... 


올드 포트까지 내려가는 계단에는 이렇게 번호가 매겨져 있음.


뭐 사진만 보면 이쁜 것 같지만서두... 진심으로 날씨가 별로였음.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대서 사진기가 날릴 것 같았다니깐.


바람에 날리는 저 나무가 증거다. 뭐 그렇게 춥진 않았지만...


여긴 무슨 교회인 듯 했다.


가이드북에 잘 소개되어 있던 호텔 아틀란티스. 과연 위치가 좋았음.

대강 구경 마치고... 시간도 많겠다, 슬슬 돈도 남겠다, 기념품 쇼핑에 나섰다.
여행 기념품이 죄다 그리스産 에 집중되어 있는 게 다름아닌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산토리니는 와인이 유명하고 맛도 좋으니 혹여 기회가 있거든 사보시길.
나는 이외에도 목걸이나 열쇠고리 따위 (그리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메두사의 눈") 를 샀는데
사람들 선물로는 그저 먹을거리가 최고더라는 교훈... 정녕 악세사리가 최악이다...

점심먹고는 비가 와장창 쏟아져서 한동안 대기...
하다가 잠시 끊긴 사이에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다시 내리는 통에 홀딱 맞아버렸다.
방 안에 들어와서 혼자 옷 벗어서 말리는데 거의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뭐하자는 건지...
이 무렵에는 이미 지중해고 개뿔이고 그저 집에만 가고 싶었음.
해서 로도스 1박을 어지간하면 취소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뜻대로 되질 않았더랬다. 뭐,
결과적으로는 가길 잘한 것 같지만. 아테네 가봐야 죄다 파업중이었다고 하니...


이건 장 봐서 방에서 혼자 챙겨먹은 저녁.
구운 베이컨 + 식빵 + 각종 쨈... 불쌍해 보일지 몰라도 이게 은근 푸짐했다;;


오후 내내 비바람이 미친 듯 몰아쳐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에게 해 페리는 워낙 결항이 잦다고 들었던 탓에...
이 무렵 방에 갇혀서 트윗으로 웅얼거린 기록이 아직도 남아있을 거임.
다행히 밤이 되자 비바람은 좀 잦아들었다.


심심해서 찍은 숙소 전경... 대체 어디가 4성급이라는 거임?


밤이 깊고, 배 시간이 임박하여 도착한 항구.
비 오는 산토리니는 거의 유령섬 같았는데 때가 되니
사람들이 죄다 어디서 오는 건지... 여하튼 북적거리더라.


먼발치서 다가오는 배님...


배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이면 로도스에 도착할 터였다.
이코노미석에 탄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두 소파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한다 ㅋ 나름 편안함.
로도스까지도 8시간은 걸리는 여정이었는데 내내 잘 잔 덕에 그리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음,
배 내부 모습은 아마 나중에 상세히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14시간 동안 탔으니깐...


어지간하면 안녕, 산토리니 뭐 이러고 싶은데 그닥 아름답게 이별하질 못해서?;
다음은 로도스. 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다.


뭐 대강 이렇게 생겼음.
많이 지쳤을 때 별로 가고 싶지도 않은데 가서 그런지; 기억에 더 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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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물 다섯번째 : 산토리니 - 레드, 블랙비치 그리고 이아마을유럽여행기, 스물 다섯번째 : 산토리니 - 레드, 블랙비치 그리고 이아마을

Posted at 2012/02/12 16:16 | Posted in 유럽여행기/그리스

뭐... 한밤중에 당황스런 일을 겪긴 했지만, 결국 무사했음.
숙소로 가는 길은 용군이 터미널까지 뛰어가던 도중에 발견해서 전화로 알려줬고;
아이폰은 당장 발견할 순 없었지만 (차가 차고로 갔다고...) 내일 아침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더랬다.
물론 아예 잊어버렸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듯 했고,
앞으로도 여행할 날이 무한히 남아있던 용군은 상당히 침울해 있었지만
놀랍게도, 다음 날 아침 일찍 진짜로 연락이 왔다. 아이폰 찾았다고...
세상에 유럽여행하다가 아이폰 잊어먹고 도둑맞은 사람이 밤하늘의 별보다 많거늘
산토리니... 정말 좀도둑 하나 발붙일 곳 없는 깡촌이란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ㅅ-;

어찌됐든 간만에 고기와 술을 즐길 수는 있었음. 딱 MT온 기분이었다 ㅋㄷ


근방의 다른 호텔들. 물론 이런 호텔들에 묵었으면 기분은 더 좋았겠지만...

이 날 아침에 차를 렌트했다.
그냥 걸어다니다 보면 길바닥에 널린 게 차 렌트하는 집들이라, 빌릴 곳을 찾는 게 어렵진 않다.
가게 별로 별달리 서비스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으니 그냥 가까운 곳에서 렌트하면 될 듯.
원래는 국제운전자면허증이 필요한데 한국 면허증만 보여줘도 어지간하면 그냥 빌려준다.
뭐 자동차 말고도 오토바이, 사륜 오토바이 등등 빌릴 게 많다.
산토리니는 대중교통이 워낙 안 좋아서 렌트가 필수다. 돌아다니는 차도 거의 다 렌트카고...


우리가 빌린 노란색 마티즈 수동.
주로 한국 차가 많다. 현대 대우가 전세계에 얼마나 차를 많이 팔아먹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차를 렌트해 주면서 보통 산토리니 관광지도와 가볼만한 곳, 주유소 위치를 체크해 준다.
산토리니에 대해 개뿔 아는 게 없던 우리는 일단 섬 남단에 있는 해변들로 가보기로 결정.
마침 날씨도 괜찮아서, 지중해에 몸을 담그고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길 생각이었다.
산토리니에서 즐기는 지중해 해수욕이라니. 참 단어만 열거하면 낭만의 극치인데...

내가 운전을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닌데다가 난 내 차 빼곤 몰아본 적이 없어서 (;;)
첨에 익숙해 질때까지 식은땀 좀 뺐음. 게다가 항상 혼자 운전을 했더니 뒤에 누군가 타면 운전이 더 안돼...


지나가다가 너무 멋있어서 잠시 멈춘 바닷가.
보정질을 하긴 했지만 정말 이 정도로 보였다니깐...


차를 빌릴 때의 최대 이점이랄까. 잠깐 멈춰서 볼 수 있다는...
여기 경치가 정말 극강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왠 아저씨 포스인가.


레드비치 입구다. 붉은 바위와 아무래도 단순 관상용인 것 같던 하얀 건물...
작은 언덕 하나를 넘으면 레드비치가 나온다.


레드비치 전경. 보다시피 정말 붉은 해안... 이다.
저 안쪽에는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는데, 글쎄, 생각보다 좀 너무 작아보였달까.


한동안 바다구경. 저 붉은 돌들은 구멍이 많이 뚫린, 전형적인 화산석인데
손으로 집어 보면 깜짝 놀란다. 무게가 거의 없다. 스펀지를 드는 느낌?
저런 걸 가져왔어야 되는데 왜 깜빡했을꼬. 에잉.


꼭 이런 곳에는... 근데 이거 중국말인감?


셀프컷. 어쩐지 화난 표정(?)


아아 평온한 지중해...

레드 비치는, 뭔가 몸을 담그기엔 지나치게 신비한 이미지랄까. 위락시설이 없기도 했지만...
해서 차를 타고 찾아간 다음 장소는 블랙 비치.
그나마 해안이 넓고 쉴만한 장소도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여기가 블랙비치. 음... 모래가 검은 빛을 띈다. 그외에 특이사항 없음 (...)
뭔가 베네치아의 리도가 훨씬 좋았던 것 같지만 어쨌거나 여기선 해수욕을 즐길 여건이 마련됐다.
근방에 있는 가게에 들러서 수영복이랑 쪼리를 구매. 솜양은 태닝오일도 샀다 ㅋㄷ
헌데 수영복은 너무 크고 (이런 그리스 배불뚝이들...;) 쪼리는 발에 안맞아서 힘들었던데다가
일광욕은 한두시간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교훈만 얻었음.
이미 타버린 팔이랑 몸이랑 깔맞춤(!) 정도만 하려고 했는데 두시간 정도론 티도 안나더라.
그렇다고 거기에 하루종일 누워있으리? 한두시간 있는데도 심심해서 죽을뻔 했는데.


수영도 했다. 몸매가 좀 더 적나라하게 나온 사진도 있지만...
막 벗으려면 아무래도 운동을 더 해야겠다. 흠흠.;


비수기라 적잖이 썰렁한 느낌.
그래도 그리스에서 느낀 여름기분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이후론 급격히 날씨가 나빠져서...

나는 비오는 지중해도 많이 본 탓에 이런 풍경이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진 않는다.
지중해와 산토리니의 단점은 비가 오는 순간 너무 황량하고 쓸쓸해진다는 점이다.
어쩌면 티없이 맑을 때의 느낌이 너무나 황홀해서... 대비가 심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덕택에 이후 지중해에서 보낸 시간 동안 거의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었음.
물론 갑자기 혼자가 돼버린 것도 한몫 했겠지만.

휴양을 마치고 숙소로 가서 씻었더만 날씨가 좀 흐릿해진다. 다시 이아마을로 가보기로 했다.
석양만 급히 보느라 미처 살펴 보지 못한 이아의 구석구석을 챙겨볼 생각이었음.


이아의 뒷골목은 정말 별볼일 없다. 어쩐지 폭로하고 싶었다 (...)


날씨만 좀 더 좋았어도 최고였을텐데 ㅋ 그래도 이뻤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맑은 날의 이아만큼 자극적인 곳도 드문 듯.
나 말고 두 동행은 전부 DSLR 유저였던지라... 다들 정신이 없었다. 흐.


날씨가 흐리니 간만에 안 주무시는 개님들. 뭔 대화를 하고 계시나...


아아 파란지붕~


참 안온한 풍경이긴 하다. 돌바닥 하며...
내가 저기 있었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


먼 곳의 바다... 오전에 사진찍었던 절벽이 저 멀리 있는 저 곳임!


필살의 달력사진.


저 아래쪽으론 아마 쪽배가 다니는 항구가 있는 모양이었다.
아, 산토리니의 다른 상징은 당나귀 투어는 피라마을에서 진행된다.
직접보면 그냥 당나귀가 불쌍하다는 느낌 뿐 (...)


이아 한복판의 폐허! 이아 마을의 숨겨진 모습!
그런데 뭐라고 써있는 것일까; 그리스 말은 암만 봐도 적응이 안돼...


난 요새 이런 사진만 보면 토익 파트1 이 생각나니 큰일이다 (...)


산토리니에 딱 하나 있다는 서점. 아틀란티스. 언뜻봐도 그냥 장사하는 곳은 아니고
"이렇게 아름다운 섬에 서점이 없다는 건 말도 안된다!" 는 일념 하에 두 영국 청년이 열었다는데
뭐... 낭만적인 이야기꺼리인지는 몰라도 설득은 안된다. 그런 식으로 치면 여기엔 영화관도 없다고. (...)
암튼 이 곳의 청년들은 기타도 치고 차도 마시고 책도 보고 석양도 즐기고... 낭만적으로 살고 계시단다.


다시 석양이 내리기 시작해서, 어제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보기로 결정.
가는 길에 저녁먹을 곳도 찾아보기로 했다.


만날 개님만 보다가 오랜만에 고양이님을 보니까 왜이리 반가웠던지...
근데 이 분은 그다지 반갑지 않았던 듯.


이런 곳은 거의 다 호텔이다. 근데 비수기라 영업 안하는 곳이 많았고...


어쩐지 식당주인 포스의 개님.


하악하악 이런 호텔에 묵었어야 했는데...
뭐 성수기 요금은 1박 100유로까지도 한다니까 사실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고 4, 5성급 서비스를 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집주인과 홈리스 (...)
아 그리스에는 뭔 개가 이렇게 많은 건가


이건 그냥 식당이 이쁘길래.


포즈가 좋아. 집에 하나 가져다두고 싶었다. (...)


이국적이도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낭만적으로 저녁을 즐기고 싶었다.
결국 위 그림과 같은 식당에 올라갔는데, 어쩐지 파라솔도 닫혀있고 사람도 하나 없어서
이상하다 싶었더니 주인도 올라와서 춥지 않겠냐고... 묻는다
그때 잠자코 내려가서 먹었어야 했는데 (...)

 구름낀 지중해의 가열찬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파스타를 먹자니 참 내 신세는 어찌나 기막히던지 (;;)
그러게 낭만같은 게 내 인생에 함부로 첨부될 리가 없다니깐

저녁을 헤치우고 나니 슬슬 술을 마실 시간이었다.
뭐 중간에 일정조율과 깊은 고민이 있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날 제외한 두 사람은 내일 아침 배로 아테네로 돌아갈 참이었고
난 내일 밤 배로 로도스로 갈 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새벽 한시 배...(;;)
이런 계획은 대체 뭘 믿고 짠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흐.

사실 딱 혼자다니기 힘들 시기에 만난 동행들이라 어지간하면 떨어지고 싶지가 않았고
해서 나도 아테네로 함께 가서 정 볼 거 없음 잠이나 줄창 자다가 한국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귀국까지 4일 남았었음)
여기선 빌어먹을 예약 배편을 바꿀 방법이 없어서 ; 결국 로도스로 질질 끌려가고 말았다.
참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긴 하다. 그리스 내륙을 더 보고 싶었는데...
여행계획을 잘 짜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 순간이랄까.

다시 혼자로 돌아온 여행담 : 비오는 산토리니, 우울증을 부르다... 편은 내일 계속.
토익 성적표 나오기 전에 끝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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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물 네번째 : 산토리니 - 페리 탑승, 이아의 석양. 그리고 각종 사건사고들...유럽여행기, 스물 네번째 : 산토리니 - 페리 탑승, 이아의 석양. 그리고 각종 사건사고들...

Posted at 2012/02/10 21:48 | Posted in 유럽여행기/그리스

산토리니로 출발하는 페리는 아테네의 외항外港 인 피레우스에서 탑승해야 한다.
보통 숙소와 관광지가 있는 시내와는 지하철로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우리는 아침 일곱시 이십분 페리를 타기로 합의했고...
나는 표도 바꿔야 했기 때문에 넉넉잡아 6시에 나서기로 했는데

일어나 보니 5시 55분 (헐)

재밌는 건 내 앞 침대에서 잠든 용군은 완전히 정신을 차렸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는 점; 그거 보고 내 시계가 잘못됐나 싶었다
어쨌거나 위층에서 잠든 솜양은 다행히도 늦지 않았고,
이럴 때를 대비하여 시간을 넉넉히 잡아뒀으니 침착하게 길을 나섰건만

지하철이 공사중이다 (헐x2)

정확히 말하면 플랫폼 공사 관계로 바로 환승이 안되니 어딜 가서 반대 방향을 타서 돌아오고 어쩌구 저쩌구.
솔직히 한국 지하철에서 같은 일이 있었어도 지독히 헷갈릴 판국에 하필이면 그리스에서;
거기에 그리스 지하철은 소매치기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결국 당했지만서두)
긴장해야지 길 찾아야지 당황해서 제정신이 아니었고
결국 반대방향으로 두 정거장을 더 가버리는 등... 온갖 뻘짓을 저지른 끝에 항구에 도착했는데

항구가 너무 넓다 (헐x3)

피레우스 항은 내부 셔틀버스가 다닐 정도로(;;) 드넓은 항구였다 ㅜㅜ 하기사 한 나라 수도의 외항이거늘...
뭐 결론적으로 산토리니로 가는 터미널은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출항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0분!
이 시간 내에 나는 항구 매표소를 찾아서 표를 바꾸고 배를 찾아서 탑승하는 미션을 소화해야 했다
매표소는 또 뭐 이렇게 찾기 어려운지... 간신히 창구로 달려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 (헐x4)

게다가 표를 바꿔야 하는 건 나 하나였다. 자칫하면 날 기다리다가 동행 둘까지 배를 놓칠 판국. 
줄 서는 시간 2분 가량이 이제껏 내 인생에서 가장 긴 2분이었으며
그 2분이 끝난 후에 여직원에게 속사포처럼 쏘아댄 영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유창한 영어였을 것이다
("제가 인터넷으로 출력한 이 예약권을 오늘 아침 배로 바꾸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이제껏 내 영어를 한번에 알아들은 유럽인이 드물었는데, 이 여직원은 되묻지도 않고 친절하게 대답한다

"옆 창구로 가세요" (헐...x5)

정말 미춰버릴 것만 같았지만; 어찌됐든 표는 바꿔야 했고... 옆 창구에서 다시 줄을 선 끝에 겟잇.
창구에서 빠져나오니 동행들이 터미널을 찾아놨다면서 빨리 가자고 한다
시계를 보니 출항까지 6분 가량 남았다. 한시름 돌리고 발걸음만 서둘러서 가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영 화물선들만 보이는 것 같구 점점 사람들도 없어지고...
결국 200m 가량 다른 곳으로 걸어간 끝에 깨달았다. 아, 아

여기가 아니다 (...헐x6)

우리는 바퀴달린 캐리어 두 개와 짐가방 두 개를 손에 들고 빛의 속도로 달렸다... 으어
하늘이 도와주신 끝에 무사히 배에 탑승하고 나니 금새 출항.
참 여럿이 하는 여행이 다이나믹하다곤 들었지만 동행을 만나자마자 이리 될 줄이야




배는 곧 출항했다.


바로 옆에 보이던 쾌속선. 우리가 탄 게 무궁화호라면 저건 KTX쯤 된다.
산토리니까지 8시간이 걸리는데 저건 두세시간이면 간다니까... 메리트가 있긴 있지만
그럴 바엔 비행기를 타고 말겠어 (;)


배 위에서의 8시간. 어지간하면 내부로 들어갈 만도 한데 어쩐지 들뜬 우리는 밖에 자리를 잡았다.
만나자마자 공항서 노숙을 하고 이 아침 혼비백산할 일들을 겪은 동행들과도 드디어 통성명을; 마침.
점심은 미리 사 둔 빵과 음료수로 떼웠고... 


뭐 사진은 제대로 나온 게 없다. 바람이 미친듯 불어대서...


에게 해의 물빛은 우리네 극동(;)의 그것과는 현격하게 다르다.
특히 거품 흔적에 남는 저 하늘빛은... 너무 상상하던 것 (포카리스웨...트) 과 똑같아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덕택에 처음 네시간 정도는 정말 바닷물만 보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물론 그것도 때가 되니 질리더만


중간에 정박한 섬, 파로스다.




이 날의 여덟시간은 "지중해란 이런 것이다" 를 절실히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음.
이 때가 10월 초였으니 그리스에도 우기가 다가오던 중이라... 나름 구름이 좀 많은 편이었더랬다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쨍한 여름하늘 아래 지중해를 마주하게 되면
어지간해선 비관적으로 살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국기는 정말... 지중해의 현신같다.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먼 곳의 이름 없는 섬에도 저렇게 교회들이 보인다.
악착같은 인간들 대충 좀 살지... 뭐 저런 바위 꼭대기에다가...-_-;;


으어어. 물빛 보소.




이 섬 이름은 모르겠는데... 정말 물빛만 끝장나게 이뻤던 곳.
형언이 안된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정말 유성물감으로 칠해버린 것 같은 색깔...


장장 8시간의 항해 끝에 산토리니 (그리스 이름 Thira) 에 도착.
우리는 내내 갑판에만 있었다. 음. 해가 들면 덥고 바람이 불면 좀 추운 정도였는데...
딱히 바다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닥 추천하진 않는다. 바람이 정말 미칠듯 불기 땜시...


화산섬이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생긴 게 좀 의외였다.
배가 정박했던 곳... 파로스 섬 등등에 비해 첫인상은 과격한 편? 저 바위 절벽을 보시랍.


배에서 내리면 섬 안의 각종 호텔에서 나온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우리는 아테네에서 배 표를 끊을 때 함께 추천해 준 호텔 Sky of Thira 를 미리 예약해 뒀던지라
거기서 나온 아저씨가 픽업해줬음. 준비 없이 오면 어찌 될런지는 잘 모르겠다.
산토리니의 항구는 시내 (피라, 이아마을) 랑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가 대중교통편이 나빠서
어지간하면 미리 예약을 하고 픽업을 받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항구에 삐끼가 항상 있다고는 하지만...

숙소는 싼 맛에 묵었다. 딱 MT온 기분이었는데 1인당 20유로였으니, 뭐 나쁠 건 없었음.
(다만 홈페이지에는 무려 4성 호텔이라고 광고중이라... 기대에는 못미쳐서-0-)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피라마을까지 걸어갔다.
좀 떨어져 있어서 이삼십분은 걸리는 것 같았음...


어딘지 한산한 골목. 이곳도 비수기 티를 풀풀 풍기는 중이었다.


피라마을 골목. 별로 복잡하지 않고
가게도 재미난 게 많으니 시간 내서 구경하면 좋을 듯.


여기 카페가 경치는 갑이었던 듯.


그리스씩 꼬치라 할 수 있는... 수블라키를 파는 노점.


한국사람 어지간히 오는 모양이다. 흐흐
(그러고보니 한국어랑 중국어... 일본어가 없다. 헐)

비수기이긴 했지만 산토리니는 정말 휴양지란 느낌이 물씬 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뭔가 비싼 곳이란 생각은 들지 않고... 솔직한 감상은 안면도쯤?
베네치아가 신혼여행에 어울린다면 여기는 MT에 어울리는 분위기랄까...

근방에서 스파게티로 끼니를 해결하고 나니 해 질 시간이 다 되어갔다 (헐)
드디어 저 유명한 이아 마을의 석양을 볼 시간이었다!

차 렌트는 다음 날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얌전히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이아로 가는 버스를 탔다.
몸만 타면 승무원이 와서 돈을 걷어간다. 우리처럼 표 끊는 곳 찾다가 괜히 하나 놓치지 말길...; 


지도로 살펴보면 산토리니는 오른쪽으로 굽은 초승달처럼 생겼는데,
피라가 중앙에 있는 마을이라면 이아는 북쪽 끝에 있는 마을이다. 차로 십분쯤 걸리던가...
이아 마을 골목은 제법 복잡한 편이다. 조금 헤매다 보니 이미 석양이 내릴 만큼 내리고 있었음.
먼발치에 보이는 저것이 조금 전까지 머물렀던 피라 마을.


처음 봤는데도 눈에 익숙한 풍경이 마구 보여서 신기했음. 이런 종 하며...


이것이 이아의 석양.


골목을 굽이굽이 접어들다가 갑자기 마주친 광경이었다
정말 억. 소리가 절로 난다.


정말 처음 보지만... 어쩐지 눈에 익은 풍경.



해 질 때가 되면 온 산토리니의 인간이란 인간은 다 이 곳으로 몰리다보니
사람이 많긴 정말 많다. 식당이며 카페며 길거리며 벅저글벅저글...


조금 아쉬운 것은 이 곳의 또다른 상징인 "파란 페인트 지붕" 이 보이질 않았다는 거.
성수기에만 덧칠해서 선보인다는 게 진짜였다!


참 몇 평 안되는 절벽에 악착같이 만들어 놨다...
저 건물들은 거의 다 카페, 레스토랑, 호텔... 이다. 집값이 얼마나 될까...


그나마 이쪽에는 드문드문 파란 지붕.


동행 솜양.
우리는 죄다 사진찍기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흐흐)


서서히 지는 해... 일종의 쇼를 관람하는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해가 물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면 모인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를 친다ㅎㅎ 기묘한 기분이다.


아, 여기도 개는 있다. 여기서도 잔다...


인증ㅅㅅ.


인증ㅅㅅ 2.


여기서 사진 찍을라믄 줄을 서야 했다 ㅋㅋ 나름 포토 존이었음.


해 지면 볼 게 없을 것 같지만... 골목이 나름 이쁜 편이다.


우리는 피곤했지만... 만난지 3일만에 드디어! 술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시나 급히 친해지는 데에는 술자리만한 게 없다 (...) 아 이렇게 뻔한 어른은 되기 싫었는데
맥주와 고기를 사서 숙소로 룰루랄라 돌아가는 길은 참 즐거웠는데, 우리는 한참만에 깨달았으니

숙소가 어디였더라? (...x7)

안면도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산토리니는 기본적으로 깡촌이다. 골목도 비좁고 이정표 될만한 것두 없다.
숙소에서 나올 때에는 들떠서 마구 뛰어나왔건만, 돌아가려고 보니
해는 져서 어둡지, 사람은 없지, 골목은 다 거기가 거기같지...;
게다가 숙소 전화번호도 모르고 꼴랑 이름만 아는 상황인데 별로 유명한 호텔 같지도 않았음 (...)

어둠이 짙게 깔린 길. 인적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언덕길을 네 번쯤 오르락내리락.
혹시 귀신에 홀린 건 아닐까. 어쩐지 하룻밤에 20유로라니 너무 쌌다.
그 호텔과 우리를 픽업한 아저씨 모두 다 실은 존재하지 않는 곳이고
우리는 사실 그냥 바위절벽에 짐을 부리고 나온 건지도 모른다... 등등의 이야기까지 나올 무렵
드디어 우리의 동행 용군이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으니

제 핸드폰 어디갔죠? (...)

그의 핸드폰은 아이폰4... 전 세계 어디서든 누군가 훔쳐가기 딱 좋은 바로 그 스마트폰.
잠정적 결론은 아마 이아마을에서 돌아오는 버스에다 흘린 것 같다는 것이었으니...
숙소고 술이고 뭐고 준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용군에게 일단 내 핸드폰을 쥐어주며
숙소는 우리가 찾을 테니깐 일단 터미널로 뛰어가 보라 했다.



...귀신들린 섬 산토리니. 과연 그들의 운명은? 커밍 쑨!
(오늘 여행기는 데스윙 잡은 기념으로 썼으니... 다음은 언제가 되려나)
  1. 김타
    우와 진짜 예쁘다. 네가 아무리 그리스에 쌍욕을 했지만 그리스 가보고 싶어졌어.
  2. 동행1
    와 오빠 글 재미있게 잘쓰시네요!! 역시 작가님이셔요ㅋㅋㅋㅋ 헤헤헤 동영상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ㅠㅠㅠ 충전기만 있었다면 동영상 한 100분짜리는 찍었을텐데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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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more chance] 널 생각해[One more chance] 널 생각해

Posted at 2012/02/01 20:42 | Posted in 몽상몽상/노래듣고



매일 널 생각해
그래 널 생각해
바쁜 하루의 순간 순간 그 순간도 네가 보여
모두 보여줄 순 없지만
조금은 너도 느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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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물 세번째 : 그리스, 아테네유럽여행기, 스물 세번째 : 그리스, 아테네

Posted at 2012/01/30 12:54 | Posted in 유럽여행기/그리스

토익 끝난 기념으로 다시 시작. 얼렁 끝내야지...

새로운 동행도 만났겠다, 같이 비행기 타고 오는 길에 숙소까지 같이 쓰기로 결정.
원래는 아테네 백팩커즈에 묵을 생각이었는데 급선회해서 한인민박 아테네하우스로 갔다.
아테네에 한국 관광객이 드문 편인지라 한인민박도 딱 이거 하나밖에 없다. 음...
유랑같은 곳 찾아보면 의외로 평이 좋지 않은데, 내 경험상으론 별로 불편할 거 없이 괜찮은 곳이었다.
게다가 이 무렵 아테네가 상당히 흉흉할 시기였던 탓인지 숙소에 사람이 -ㅅ- 없었다. 정말 그 누구도...
숙소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인데 덕택에 궁궐처럼 썼더랬다. 뭐 그래봐야 딱 하룻밤 있었지만.

산토리니 가는 계획도 급 수정. 나는 원래 다음날 오후 배를 탈 생각이었는데
이 사람들은 내일 아침 배를 탈 생각이라길래... 내 티켓을 바꾸려고 했는데 그건 항구 매표소에서 해야 한단다.
산토리니 가는 아침 배가 일곱시 반에 출발하는데 어느 세월에 항구 매표소를 찾아 표를 바꾼단 말이더냐ㅡ.ㅡ
암튼 이것땜에 다음날 고생좀 했다. 시작부터 다이나믹했던 그리스...

혹시라도 비수기에 산토리니를 비롯한 에게해 페리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은
정말 어지간해서는 배를 사전 예약할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방해만 돼요. 예약 변경도 쉽지 않고.
이때가 10월 초였는데도 배마다 표가 남아 돌았으니 (이 때 그리스 분위기가 안 좋긴 했지만...) 참고하시라.

공항노숙과 비행으로 지친 몸을 끌고 숙소에 도착하니
지금은 방 정리 시간이라 짐은 맡겨두고 좀 나가주시라고 한다
지도를 보니 꽤 가까운 곳에 아테네의 아이콘, 아크로폴리스가 있었다. 좀 피곤했지만 고고씽.


아크로폴리스 인근엔 기념품가게와 식당들이 즐비하다.
참 관광객에게 시크한 영국을 떠올리자면 엄청나게 요란한 편이다


아크로폴리스 인근은 자타공인 그리스 최고의 관광지이건만,
비수기 + 경제위기의 여파로 분위기가 적잖이 한산했다. 문닫은 집도 더러 보였고... 흠흠

우리가 익히 아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은 묘하게 찾기가 어려운 편이다.
언덕 아래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이 퍽 복잡한 탓인데,
설마 이 길일까 싶을만큼 후미진 곳을 기웃거리다보니 옆문이 있다. 허허
조금 더 걸어가면 정문이 있고... 그 앞에 입장료는 따로 안 받는 바위가 하나 있는데


여기 경치가 죽여준다. 멀리 보이는 파르테논.



간만에 등장한 동영상


아테네 전경. 바로 아래쪽 폐허는 고대 아테네 아고라다.
여지껏 보아 온 유럽 국가들이 대동소이하나마 낯설지 않은 풍광을 보여줬다면
그리스는 그 와중에도 많이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 나라인 탓인지, 아니면 치산녹화에 실패한 탓인지;
유난히 민둥바위산 바위언덕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 가장 독특한 풍경이다.
그 덕택에 도시 풍경도 유난히 황량하고...
역시나 그리스는 바다 풍경이 진짜인 것 같다. 아니면 내륙으로 가서 정말 황량한 동네를 들르던지.


저 멀리 보이는 산, 진짜로 보면 참 황당하게 생겼는데.


...이 포즈는 뭐냐.


근 사흘만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충만해진 느낌...
참고로 여기 주변에는 수상한 흑형들도 상주한다. 눈치를 보니 얼음물을 강매하는 것 같았음.
근데 여기까지 얼음물을 들고 올 정성이면 좀 사 주는 것도 나쁠 것 같진 않았다... 높단 말야...


두 동행. 이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오래 보리라곤 생각을 못했겠지.
심지어 통성명도 안했다. 생각해 보면 셋 다 특이한 성격;


인터넷 어딘가에서 보기론 여기에서 카메라를 낚아채서
산양의 속도로 바위를 뛰어 내려간 흑형이 있었다던데...


그리스의 볼거리. 개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리스에는 이런 식으로 길거리에 퍼져 자고 있는 개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게 때로는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수일 때도 있어서... 우리나라로 치면 길고양이 비슷한 걸까?;;


파르테논 입구.
여기서 사는 입장권을 고대 아고라 및 제우스 신전에서도 쓰게 된다. 난 안 갔지만...



파르테논이네(?)


파르테논은... 직접 보면 실망한다.
뭐 대영박물관에 다 옮겨놓은 거 모르고 온 건 아니지만
저 보수공사용 크레인은 자리잡은지 워낙 오래돼서 이젠 거의 신전의 일부같다는... 후문.


그래도 이 건물 자체가 너무 유명해서 감흥은 강렬한 편이다.
게다가 나는 이 신전이 언덕 위에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무지막지한 언덕일 줄은 미처 몰랐다.
신들의 나라라는 말이 괜한 건 아니었다. 만화적인 위압감 위에 자리잡은 신전이라고나?


한 구석에 있는 전망대.


저 가운데 보이는 게 제우스 신전이다. 무진장 크다.


그리스는 국기가 참 이쁘다.
특히 파란 하늘 및 바다를 배경으로 하면 기가 막히게 이쁘다고나.


이름 모를 극장 유적... 디오니소스 극장이었나?


이 회랑이 온전했을 때를 상상해 보자. 거의 <토르>에나 나올 만화적인 풍경 아닌가.


개... 들은 심심해지면 사람을 따라다니기도 한다. 좀 무서웠다 (...)


내려오는 길의 골목사진 몇 컷.

점심시간이 됐길래 다같이 밥먹고 시간맞춰 숙소에 들어가서 뻗어버렸다. 정말 기절...
공항 노숙의 피로가 뒤늦게 몰려온 탓이었더랬다.
저녁에는 잠깐 나와 저녁먹을 곳과 장 볼 마트를 찾아 헤매다가
아테네 최악의 우범지역이라는 오모니아 구역을 원치 않게 탐방 (...) 하기도 했다
인터넷 곳곳에서는 아테네의 이 구역을 거의 고담의 아캄시티처럼 묘사하고 있으나...
다행히 우리가 헤맬 때에는 딱히 수상한 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도시 전체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고 한산하다는 건... 사실 그리스 전체에서 받은 인상이기도 하다.

다음 날 일곱 시 반 페리를 타려면 적어도 여섯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나는 이 동행들과 아직 통성명도 못했다는 게 걸렸지만서두 일단은 잠들어야 했다;

이제 다음은 산토리-니
  1. 김타
    이번엔 바람소리에 깜놀...
  2. 전 역시 얼굴에 깜놀...
  3. 동영상 올리기 귀차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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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물 두번째 : 수도교의 석양, 공항 노숙;유럽여행기, 스물 두번째 : 수도교의 석양, 공항 노숙;

Posted at 2012/01/14 23:04 | Posted in 유럽여행기/로마


로마 5일째. 더 가고픈 곳이 없었다.

이미 설명한것 같지만서두 다시 한번 당시 상황을 약술하자면,
아테네로 넘어가는 비행기 시간이 이 다음날 아침 6시 40분이었다.
탑승수속에 필요한 시간 계산하고 공항에서 헤맬 걸 고려하건대
로마 시내에서 1박을 하기는 아무래도 불안했다.
해서 이 날은 로마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대강 공항에서 노숙하기로 맘먹었더랬다. (간 큰 결정이로다)

헌데 더 가고픈 곳도 없고...  몸은 죽도록 피곤한 상황.
이왕이면 그냥 숙소에서 퍼져 지냈으면 좋으련만, 체크아웃 때가 되니 민박집 주인이 눈치를 준다;
천상 저녁시간때까지는 어디선가 시간을 떼워야 할 판이다. 참... 난감했다.
사실 여기가 런던이나 파리같았으면 시간 떼우는 일 따위는 걱정을 안했을텐데
로마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통에 한가함이라곤 없는 도시인지라...

일단은 돌아다니던 중에 스쳐간 유일한 공원,
스페인 계단과 포폴로 광장 인근에 있는 보르게제 공원으로 갔다.


포폴로 광장의 오벨리스크와 쌍둥이 성당.
사진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공원을 휘적거렸다. 이 뒤쪽으로도 나름 볼거리가 있는 건 같았는데
사실 이 즈음에는 이탈리아의 모든 것에 질려있었던데다가
하필 다음 여행지인 그리스가 당장 망해버릴 것처럼 시끄러웠던 시절인지라,
내일 걱정에 눈앞에 뭐가 들어올 기분이 아니었다. 그저 얼척없이 가이드북만 들여다볼 뿐...
게다가 우리나라엔 그리스 여행관련 정보가 참 드문 편이다. 인터넷을 뒤져도 그렇고 가이드북도 영 시원찮다.
심지어 숙소 정보도 마땅치가 않아서 대충 아무 호스텔이나 잡아서 예약했는데
이게 제대로 된 곳인지도 의문스러웠고...
산토리니 및 로도스 섬을 들를 생각으로 페리 표까지 끊어놓은 상태였는데
이것도 제대로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섬 내부 정보? 완전 알 수 없었다;

얼핏 내가 대책없이 사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절대 그렇지가 않다.
나는 대책 없으면 불안해서 미쳐버리는 사람이다; 이 무렵이 거의 그런 패닉 상태였다.
더구나 이 당시 그리스 파업이 절정에 달했던지라
(특히 "대중교통 총파업" 소식은 실로 경악스러웠음. 난 다행히 비껴갔지만...)
아테네에 넘어가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게 되리란 보장이 없었고...
이런저런 고민 속에 한시간 가까이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왜 스페인을 안 가고 그리스로 갈까... 그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듯.;

 

여기 경치는 몇 번을 보는 건지;


스페인 계단.
여길 거쳐서 팡테온까지 걸어갔다. 로마에선 거기가 제일 마음이 편했다.
팡테온 근방에서 점심도 먹고... 아, 3대 젤라또? 그것도 먹었다.
점심은 스트레스 받아서 아무데나 들어갔더니만, 파스타 한 접시가 18유로 (;) 

나름 안가본 곳인 레푸불리카 광장까지 휘적휘적 걸어다녔는데 나름 지치더라.
로마 가이드북을 뒤지다보니 지하철 타고 조금 외곽으로 가면
로마시대 수도교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석양질 때 가면 좋다고...
석양 질 때까지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짜잔. 이게 좀 찾기 어렵다. 관광지가 아니라 그냥 공원인지라.
가까이 가고 싶었는데 울타리가 있고 기찻길이 지나가는 부근이라 불가능했다.


난 역광 구도가 좋다. 그래서 렌즈가 상하나;


멍- 하니 앉아서 해 지는 걸 구경했다.
근처엔 사람들도 많았다. 아파트 단지 근처였는데
애들은 모여서 공놀이 하고 아주머니는 개랑 같이 산책하고 할아버지는 조깅하고...

 

가이드북에는 "석양 무렵에 가면 작품사진을 건질 수도 있다" 고 했는데
별로 그런 기분은 아니었다. 음...
어쨌건 나름 로마의 상징물인 주제에 참 보기 힘든 수도교.

 

 

음... 이게 끝이다 (...)

모든 볼일이 끝나고도 시간은 7시 43분. 공항으로 가는 기차는 밤 12시까지도 있었다.
이미 공식적으로 체크아웃이 된 상태인지라 숙소에 자꾸 민폐끼치기 싫었는데...
밤중까지 돌아다닐 곳도 마땅치 않아서 철판깔고 밥시간에 들어가니 밥도 준다 (흐흐;;)
거기에 기차시간 남았다고 더 버팅기니까 와인에 스테이크까지 대접을! 이런 감사할 데가...
사실 로마에 머무는 내내 밤마다 술을 마셨는데 이 날 안주가 제일이었음.

밤 11시 57분에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리고 플랫폼에는 피렌체에서 헤어진 이후 다시 만나기로 했던... 솜양(;)과
솜양이 방금 만났다고 하는... 용군(;)이 있었다.
참 얼척없는 우연으로 만난 사람들인데, 전부 다음날 같은 비행기를 탄다 하고,
공항에서 노숙할 계획까지 똑같았다. 허허.
여행 막바지에 완전 반가운 원군을 만난 셈. 이후 나흘간 이 사람들이랑 함께 다니게 된다.

물론 다들 방금 만난 것치곤 처음 맞이한 사태부터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공항 노숙...
피우미치노 공항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숙 못할 건 아닌데, 왠만하면 하지 말자. 목 돌아간다...-.-;
더구나 나처럼 느지막히 가면 이미 잘만한 의자는 죄다 다른 노숙객들에게 점령된 후인지라
잘 자리와 적절한 자세를 찾아 헤매는 데에만 적잖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어쨌든 이리저리 뒤척거리다 다들 어찌어찌 밤을 보내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잠을 잔 기억이 없다. 나 은근히 예민한 사람이라... 짐 걱정도 되구.
비행기에서 가져온 무릎담요를 요 때 잘 써먹었다 ㅋㅋㅋㅋ

아침 다섯시 반에 공항을 둘러보니 크로와상 가게가 문을 열더라.
모닝커피와 초코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떼우고 비행기에 탑승.
드디어 경제위기와 파업의 나라, 그리스에 입성!


그리스엔 참 맺힌게 많다 (부드득)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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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물 한번째 : 로마 - 콜롯세움과 포로 로마노, 카라칼라 욕장과 진실의 입...유럽여행기, 스물 한번째 : 로마 - 콜롯세움과 포로 로마노, 카라칼라 욕장과 진실의 입...

Posted at 2012/01/07 16:18 | Posted in 유럽여행기/로마

정말 쩌리 일정만 남았다. 흠흠...

사실 콜롯세움이랑 포로 로마노는 다 본 셈치고 안 갈수도 있었는데,
전날 밤 방에서 만난 분 (사우디에서 오셨다는...) 이 간다길래 같이 가자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여행 통틀어 참 많은 동행을 만났지만 이 분만큼 안 맞는 분도 드물었다
물론 로마 좀 봤답시고 마치 가이드처럼 아는 척을 흩뿌리고 다닌 나도 이상해보였겠지만 -.-
본래 몸에 배인 허세가 이 무렵에는 극에 달했던 것 같다. 지가 뭘 안다구...


포로 로마노보다 먼저 들른 곳은 근처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에 있는 율리우스 2세의 영묘.


미켈란젤로가 만든 거다. 원래는 시스티나 예배당 작업보다 먼저 의뢰받은 건데...
결국 노년이 되어서야 예정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완성했음.
제일 가운데 조각이 미켈란젤로 3대 조각 중 마지막이고, 모세상이다.
미켈란젤로가 만든 다음에 스스로 감탄한 나머지 나무망치로 때리면서 일어나라! 고 명령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참고로 이 영묘의 주인은 시스티나 예배당 작업으로 미켈란젤로를 그렇게 들볶았던 교황 율리우스 2세.


성당에 보존된 쇠사슬. 나름 성물인데, 뭔지는 잘 모르겠더라.


포로 로마노에 입장했다.
아침 일찍 가서 그랬는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줄을 안섰으니깐...


사실 어떤 전문지식도 없이 둘러보는 포로 로마노는 그냥 그렇고 그런 폐허일 뿐인지라...
될 수 있으면 지도라도 들여다보면서 다니는 편이 좋다. 아님 그냥 패스하던지...
난 지도라도 볼 생각이었는데 같이 온 분이 너무나도 "사진만 찍고 다음장소로" 주의자인지라;
정신없이 끌려다니다보니 뭘 봤는지도 잘 모르겠다ㅡㅡ;


관광객도 없고... 날씨는 좋고...
이 날은 참 로마 치고는 사람을 많이 안 만난 날이었음.


티투스 개선문.


아직도 발굴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참 뭔가 쇼 같기도 하지만 진짜란다. 나중에 만난 사람이 말하길 좀 구경시켜달랬더니 해주더라고...
물론 그 사람은 고고미술학 전공자였다. 음음


원형경기장. 근처에 네로의 황금궁전 터가 있어서 오긴 왔는데
뭐 생각 외로 별 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시 티투스 개선문.


인증 ㅅㅅ


콜롯세움에 입장했다. 콜롯세움은 포로 로마노랑 같은 티켓을 쓰는데
이 날도 콜롯세움에서 티켓 사는 줄은 끝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
정말 절대적인 팁이다. 콜롯세움 입장 티켓은 반드시 포로 로마노에서 사야 한다.

(티켓 산다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비웃으며 입장하는데
산토리니에 함께 가기로 한 그 분이 떡하니 줄을 서 있더라;;
관광다니다 보면 유럽이 참 좁다. 어차피 다들 비슷한 데만 가다보니...)


콜롯세움은 총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관람동선은 체계적인 편이다.


본래 저렇게 나무판자를 깔아놓고 그 위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한다. 흠흠...


핀트나간 인증샷. 악 배나온거 어쩔...


콜롯세움에서는 참 지겹도록 원초적인 질문밖엔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 시절에 이걸 어떻게 지었을까?"
근데 사실 난 오늘날에 짓는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공대생들은 좀 위대한 거 같다 (...진심임)


콜롯세움에서 내려다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 방면.


다음 목적지는 로마 외곽에 있는 라테란 성당... 바티칸 이전에 교황이 머무르던 곳이라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이곳에 있다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오벨리스크를 보고 싶었음...;


짜자잔.
참고로 이곳은 바티칸이 직접! 관리하는 성당이다. 나름 이름있는 곳인데
사람은 많이 찾는 편이 아니다.


오벨리스크... 뭐 그냥 그렇구먼


카톨릭 신자들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는 성당인듯 했다.


기둥을 장식한 성상들이 꽤나 화려한 편이었는데


바르톨로메우 성인. 자기 가죽을 들고 있고...


마태복음을 쓴 마태...


사도 바울. 칼과 책을 들고 있다.
성인들 감별법... 나름 재밌는 편이다.


동행과는 점심먹고 헤어졌다. 사실 그 분이 기다리던 사람이 있기도 했고...
나는 찬찬히 걸어서 좀 멀리 있는 아피아 가도나 가볼까 싶어서 한적한 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면서... 이 여행 통틀어서 가장 강력한 재앙이 닥쳐오고 말았다
그나마 로마에선 화장실 때문에 골탕먹은 일이 드문 편인데 점심 먹은게 잘못됐던 모양.;

당시 내가 있던 곳이 콜롯세움 남동쪽 큰길이었는데 이쪽 분위기는 마치... 고속도로변과도 흡사하다.
화장실이 있을만한 건물따위 보이지 않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진짜 이대로라면
길거리에 싸버려야 (...)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정말루. 사람이 급하니까 그런 거 다 합리화시키게 되더라
어차피 길거리 지저분하니까 괜찮을거야. 거기다 여기는 사람도 많지 않고 난 외국인인데 뭐!...

...다행히 근방에 카라칼라 욕장이 있었다.
거리가 제법 되는데 이성을 잃고 굴복하기 전에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
표를 끊으면서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좀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그렇게 급해보이진 않았을텐데...


카라칼라 욕장은 마치 폐허로 장식한 거대한 공원같은 곳이다.


목욕탕 타일 흔적.


이 무지막지한 규모를 보시라. 난 솔직히 콜롯세움보다 여기서 더 감동받았다.
원래는 천장도 있었고 수로시설도 있었다는 거니까...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어마어마하다.


벽 타일도...


타일 보존을 위해 이런 식으로 관람을 하게 하드라.

 

정말 좋았던 건, 여기엔 사람이 정말 없고 조용하다!
화려했던 고대 제국의 모습을 그리며 낮잠을 즐기거나 화장실을 사용하기엔 제격인 공간... (...)
아 젠장. 여하튼 속은 지속적으로 좋지 않았고, 아피아 가도로 갔다간
몇시간씩 인적없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데... 정말 길거리에 싸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결국 포기하고 번화가로 선회.


진실의 입으로 가는 길에 있는 전차경기장 터.
이게 제대로 남아 있었으면 콜롯세움은 명함도 못내밀었을 것 같다.
정녕 중세시대에 로마는 무슨 일을 겪었단 말인가...


셀프-인증샷. 카톡 사진을 이걸로 바꿔볼까...


그리고 도착한 진실의 입...
사람들은 줄을 서서 저 입에 손을 넣어보고 있었다 (...)
심지어 제일 앞에는 순서 관리하는 사람까지.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황당했던 순간.


진실의 입 정면에 있는 유적은... 풍요의 여신 베스타의 신전이었나? 기억이 잘.;
걸어서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돌아갔다. 캄피돌리니 박물관에 갈 예정이었음.


캄피돌리니 박물관에서 바라본 포로 로마노.


강의 신...


캄피돌리니 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라고는 하는데
뭔가 이거다! 싶은 킬러타이틀 (;) 이 없고
구조는 또 말도 안되게 복잡해서 관람이 편안한 편은 아니다.
더구나 기분나쁜 복통과 설사와 더위에 지친 나는 뭔가 제대로 보고픈 심정이 아니었음.


그나마 이 늑대젖을 빠는 로물루스-레무스 상이 유명하고... 이외에는 캄피돌리오 언덕 한가운데 있는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청동기마상 원본이 킬러타이틀인 것 같았는데, 거기선 촬영 금지였다. 흠.
그래도 한 장 찍으려고 감시원 눈치를 살피며 앉아있다가 그만 잠들어 버렸심-_-;;


빠져 나오면서...
참고로 캄피돌리니 박물관은 이번 여행에서 들렀던 모든 관광지 가운데 가장 건성으로 관람한 곳이다;

워낙 피곤했던 탓에 숙소로 가서 그냥 쉬려고 했는데
계산해 보니 나름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었음.
어제 했던 야경투어의 부족한 점을 홀로 떼우고자... 저녁먹고 홀로 거리로 나섰다.


콜롯세움 - 포로 로마노 - 베네치아 광장까지 보고 올 예정이었다.


필살의 달력사진들!


그 많던 사람이 없어지니 기분이 좋았다. 로마의 밤은 여타 도시와 비교해 볼때 의외로 사람이 없는 편이다.
치안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골목에도 사람이 적은 편이고... (그래서 더 무섭다)
콜롯세움에서는 정말 센치해져서 찍은 동영상도 있는데... 그건 공개불가. 부끄부끄...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셔터스피드 1차 보정; 별 차이 없나...


다음은 포로 로마노다.


약간 귀신 나올 것 같은 분위기.


이 두 사진은 찍어놓고 너무 좋아했는데. 나 조금은 폐허체질인것 같다;


근데 이 건물의 정체는 정말 마지막날까지 모르겠더라.


밤에 들른 캄피돌리오 광장.


그리고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

 

혼자 간 것치고 이 정도면 많이 간 편이다;


마지막은 시저 동상.


로마도 이걸로 거의 끝. 하루가 남긴 했는데 그건 일정이 꼬여서 별로 한 것도 없고...
아아악! 빨리 그리스편 넘어가고 싶어! 그보단 이거 빨리 끝내야 되는데!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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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무번째 : 로마의 밤유럽여행기, 스무번째 : 로마의 밤

Posted at 2012/01/03 22:44 | Posted in 유럽여행기/로마

바티칸 투어를 마친 그 날 밤 야경 투어도 함께 계획되어 있었다.
본래 바티칸 투어는 투어의 꽃이라 불리는 것인지라... 체력소모가 극심하다는 것이 중론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날 나는 힘이 남아 돌았다; 아마 매번 혼자 머리쓰면서 돌아다니다가
남 시키는대로 질질 따라다니니까 마음이 편했던 모양이다.

참고로 이 날 로마에서는 대중교통 파업이 진행 중이었다.
아마 출퇴근시간에만 잠깐 운행했던 모양인데,
덕택에 대낮 로마 시내 관광에 나섰던 사람들은 온종일 걸어다닌 끝에 모두 녹초가 된 상태...;
야간에도 버스가 제한운행중인 관계로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야경투어도 대부분 취소되었는데
민박집 투어는 어찌어찌 진행이 되었다. 무진 걷는다는 조건으로...
(근데 나중에 눈치를 보니 밤에는 버스가 제대로 다닌 것 같더라만.)

일단은 산탄젤로 성까지 버스가 운행중이었다.
갈 때는 버스로 - 올 때는 걸어서 오는 코스였음.


짜자잔. 밤의 산탄젤로


여기 구도가 좌우대칭을 칼로 맞추면 이쁠듯 하면서 참 이쁘지 않고... 좀 그렇다


강에서 노닥거리며 좀 머물렀다.
뭐... 야경투어라고 해봐야 낮에 가봤던 곳을 밤에 또 가는 식이니
사실 오늘 덧붙일 말이 많지는 않다.

강 북단을 따라 걸어갔다.
투어 일행 중에 연대 다니는 스물 한살 학생 둘이 있었는데
마침 둘 중 한명이 어쌔신 크리드 : 브라더후드를 해봤다기에 열변을 토하다가
다들 나처럼 그 게임의 역사적 서사적 의미에 대해 관심이 깊지는 않다는 걸 그 때 깨달았다 (...)
아니, 어떻게 로마까지 왔는데 그 게임에 대해 그렇게 심드렁하게 말할 수 있는 거지?


이 건물은 뭥미 싶었는데 법원이란다. 흐미.


황량한 테베레 강
요새 이탈리아 사정이 별로라서 그랬는지... 나름 비수기라 그랬는지
여하튼 로마 분위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여긴 낮에 안 가봤던 곳. 나보나 광장. 로마의 대표적인 유흥가라고 한다.
요 앞의 분수는 베르니니가 설계한 것. 저 뒤쪽의 교회는 성녀 아녜스가 순교한 자리에 세운 거라는데
아 성녀 아녜스 얘기 기억 안난다. 써먹기 괜찮았는데...


너무 시뻘건 거 같아서 화이트 밸런스를 손봤음.
 근데 이것도 사실적인 색감은 아닌지라... 이리저리 찍어봤으니
사진기 잘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 주시라. 어드렇게 찍어야 한대요?


여기도 오벨리스크...
서성이는 사람도 많고 길거리 연주자도 많고. 한동안 서서 구경했다.

다음 목적지는 판테온이었다.


낮에 오든 밤에 오든 참 안락한 곳이다.


이 각도에서 찍는 게 그럴싸했나...
판테온에 관한 설명은 귀기울여서 잘 들었다. 아그리파가 지은 건지는 또 몰랐지.

다음은 트레비 분수.


여기는 한밤중까지도 사람이 많더라. 정말 새벽 세 시에 와야 하나...
그만큼 좀도둑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니 조심하시압.
들은 얘기로는 셀프타이머로 맞춰놓은 카메라를 눈앞에서 유유히 낚아채더란 얘기도...


인증 ㅅㅅ


이 때 앞쪽에서 프로포즈하는 커플도 있더라.
참 적당히 낭만적인 공간이다.



분량도 줄고 간 데 또 가는 것에서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 로마도 볼짱 다 봤다.
자투리 이야기도 커밍 쑨.
  1. 동영상이 없다!
  2. 김타
    응? 어쌔신크리드에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1편 할 때는 전혀 모르겠던데...설마 그 암살집단이 실재한다거나...?
    • 2012/01/03 23:46 [Edit/Del]
      1편은 어쌔신 크리드로 안쳐요! 2편부터가 진짜임!
      실제 그 암살집단이 사라졌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지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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