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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2/02/22 04:16 | Posted in 살다보면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이제는 좀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데, 도통 어느 것 하나 쉽지가 않다. 라고는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알았던 지는 또 얼마나 오래되었는고. 그동안 뭐라도 했으면 도사가 됐겠다, 싶기도 하고. 늘상 머뭇거리다가 하나씩 버리기만 하지, 속 시원하게 대들어보는 것 없이 한 세월을 보내버릴 수는 없지 않겠나!... 싶어서 요샌 좀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삶이 짜증나도록 불확실하니 와우도 제대로 못하겠다. 내일도 일퀘를 할 수 있을지, 다음 주 레이드에 참가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어야 뭐라도 하지...

어쨌거나 확실하게 부족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하루 웬종일 대화 상대가 어머니밖에 없다. (...) 뭐 워낙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라 외로워서 힘든 건 아닌데 이러다가 성격이 정말 괴팍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어쨌거나 언젠가는 다시 사람들이랑도 만나고 살아야 할 터인데...

재미가 없는 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냥 이 시기가 재미없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2월은 원래 좀 재미없는 달이고, 20대 후반이 원래 좀 재미없는 세대이고, 뭐 그런 거겠지. 재미없는게 심화된 후 암울함이 더해지면 비로소 30대 문턱에 다다를텐데, 요새 들어 이 30대를 잘못보낸 후 정말 바보가 돼버린 아저씨들을 떠올리자니 가끔씩 숨이 막힌다. 잘못 나이든 남자는 자폐증 걸린 바보가 되어버린다. 우선 말을 많이 하지 않는데, 자신이 느끼고 있는 걸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짜증을 부린다. 그래서 그 속사정에 대해서 물어보면 화를 낸다. 여기에서 파생된 합병증은 다양하거니와, 모든 증상은 일단 말수와 자기 해명이 줄어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그 시작이 어디일지 알 것 같아서, 요새 좀 무섭다. 나이든다는 게 이렇게 실질적으로 무서웠던 적도 드문데.

최근 본 영화들... <워 호스>는 좀 웃겼다. 어쩌면 그렇게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영화를 만들었을까. 일전에 스필버그가 이 영화에 엄청 힘을 주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쉰들러리스트와 비교했던 듯) 아마 그 기자도 뭔가를 잘못 알았던 모양이다. <부러진 화살>은 좀 위험해 보였다. 실화를 다루는 픽션의 태도에 대한 이론이 여기저기 수두룩하겠지만서두, 실존인물과 실제 사건을 대하는 최소한의 진중함이 덜해보였다. 근데 영화가 예상했던 것만큼 강한 어조는 아니라서 어쩐지 갸웃?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는 뭐... 캐릭터와 연기와 이야기가 이렇게 강한 영화를 두고는 어쩐지 할 말이 없어진다. 난 메시지보다는 이야기 신봉론자인지라... 내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문은 제목 뿐이다. <셜록>은 비록 영화가 아니지만서두 언젠가는 장문의 리뷰를 쓰고야 말테다!... 라고 생각 중. <할 수 있는자가 구하라> 역시 마찬가지.

선거가 가까워 오는지라 요새는 내 정치성향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을 하곤 하는데 적어도 진보신당이나 통합진보당 쪽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간 막연히 예측했던 내 성향과는 많이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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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정리2011년 정리

Posted at 2011/12/19 02:45 | Posted in 살다보면

- 올해를 마무리하며, 정말 시간낭비했다는 기분이 강렬하게 드는 한 해이지만... 기분과는 별개로 올해 나는 오래도록 꿈꿔왔던 인생의 小 목표들을 몇가지 이루었다. 금연, 전역, 매일 운동, 기타 배우기, 유럽 여행. 허나 올 한해에 대한 이런 방식의 서술은 MB정권이 세계적 금융위기의 파고를 훌륭히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에 성공했다... 는 서술과 별다를 것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고로 근본문제야 어찌됐건 겉보기에 효율적인 인생이 되긴 했다, 정도로 써야 하나. 그 결과 나는 한층 더 허탈해지고 있지만.

- 대외적으로는 올 4월 무렵에 있었던 끔찍한 소동과 9월의 유럽여행이 올 한해를 장식한 거대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 외에는, 뭐 락페도 안갔고 야유회도 안갔고 국내여행도 간 적이 없으니 이렇다할 추억이 될 이벤트도 없고... 그러니 연말에 뭔가 후련하지가 못하고 이렇게나 심심한 것도 같다 -.- 나를 더욱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이 촌구석에 박혀있는 한 앞으로도 뭔가 재미난 일이 생길 가능성은 묘연하다는 점... 어찌됐건 사람을 만나야 뭐라도 하겠는데 도대체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놀라운 일이다 진짜...

- 1월부터 6월까지의 무수한 짜증들은 정말 놀랍게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블로그를 뒤져보면 두통을 유발할 정도로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 같기도 한데, 물론 그 때의 스트레스 목록중에는 가까운 미래에 이 모든 스트레스가 무의미해질 거란 점도 들어가 있었지만서두, 정녕 이렇게나 까맣게 잊어버릴줄이야. 비록 전역 6개월이 지난 지금의 기분은 전역을 한 건지, 안 한건지 별로 달라진 것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살고 있지만... 어쩌면 이런 놀라운 무던함은 정신적 외상에 대한 심리적 방어기제도 진짜 작용을 한 것 같다. 말하자면 진짜 정말 진심으로 잊고, 싶다는 것이지. 정말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이를테면 슈퍼에고의 문제인 것이다;

- 나에게 2011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은 이를테면, 인생의 전반전을 끝내는 느낌에 가깝기 때문에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상상력의 한계라는 표현을 했다. 어쩌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지점 이상의 인생을 그려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다. '제도권' 에 속한 모든 교육과 의무복무 및 먼 곳으로의 여행 한 번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있는 스물 일곱의 나. 글쎄 이 다음엔 뭐가 와야 하는 거지. 이것이 소설이었다면 아마 나는 이쯤에서 마침표를 찍고 더 이상의 이야기를 거부했을 것이다. 더 이상 하고 싶은 말도 없고 고로 더 잘 할 자신도 없으니까. 그런데, 세상은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거침없이 달려가고만 있다. 나는 앞날에 대한 어떤 청사진도 그려놓지 못한 채로 질질 끌려가고, 사실 질질 끌려가기라기라도 하면 다행이련만, 그저 둥둥 떠내려가고 있다. 화가 나거나 좌절하게 되는 게 아니라 사실 좀 황당하다. 더 이상 뭘 하라는 건데? 여기서 끝이라니까?... 어쩌면 나는 진정한 의미에서 2012 종말론자인지도 모르겠다.

- 어쨌거나 오늘이 또 얼어붙어서, 어제가 되었다. 나는 보다 많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할 것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새해가 밝거들랑 놀랍도록 재미없는 일상이 어떻게든 타파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관계철학 (;) 의 일환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사실 나는 올해 들어서 사람을 더 못믿게 된 것도 같다. 하찮은 공치사에 담긴 허언들을 더는 제정신으로 견딜 수가 없다. 전역만 하면 정말 반갑게 놀아주겠노라고 했던 인간들이 정말 극소수 몇 명을 빼고는 죄다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기가 막힌 관계로. 아, 정말 가벼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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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1/12/18 02:53 | Posted in 살다보면

대체 뭘 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시간의 연속
이것은 명백히 상상력, 의 부족이다. 나는 이 이상을 상상해 본 적이 없으니까
막막하다는 말로는 표현도 안 되는 답답함
이라고 해봐야 남들보다 엄청 특별할 리도 없고...
그리하여 별다를 것도 없는 만성적 애정결핍에 시달리기도 이젠 오래된 얘기
그 옛날 누군가는 나에게 그런 처방을 내렸다.
"너는 네가 (천재나 영웅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하고
동시에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을 수도 있을만큼) 특별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고
아, 몰라, 재미없다. 정말 크게 재미있어본 지가 너무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그런 기억의 대부분은 2005년 무렵에 집중되어 있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그 때의 나는 전례없이 내 감정에 충실하게 움직였더랬다. 참, 여러모로 여러가지를
잊지 못하고... 있다

사실, 나는 내가 좀 더 뻔뻔한 사람이길 바랐는지 모른다. 그래서 말은 참 뻔뻔하게 한다
내가 그렇게 뻔뻔하게 내뱉은 여러가지 말들을 정말 실존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아마도
좋았을 것이다 흠


내가 알기로 세상은 항상 극과 극 사이의 어느 지점에 놓여 있다.
그러니 사실 "뭐라도 되겠지" 란 표현은 참 적절한 것이다. 쉽게 망하거나 흥하지 않는다
더구나 내가 기본적으로 그렇게나 교양머리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넋을 놓는다고 해봐야... 완전히 놓지 못하리란 뜻이기도 하다 이건
그냥 내 의지랑 관계없는 슈퍼에고의 문제같은, 거랄까
요컨대 미치는 것도 결국엔 깨달음을 얻는 것과 흡사하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
나는 심지어 술에 취해도 그저 인사불성이 되어버릴 뿐 헛소리를 늘어놓지는 않는다
그렇게, 그렇게 드라마틱한 행운을 기다리다 못해 장엄한 비극이라도 닥쳐오길 제아무리 바라봐야
그냥 초라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재미없게도

몰라. 생각하기 싫다
하기 싫은 게 너무 많은데 그 중에 생각하기가 제일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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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1/12/04 00:31 | Posted in 살다보면

내가 인식하는 나꼼수는 정확히 딴지일보의 라디오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뭐 재밌으니 업데이트 될 때마다 듣는 편이긴 하지만 나꼼수가 대안언론이니 세상의 희망이니... 하는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은 그저 이 사회의 언론과 예능이 얼마나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가를 서글프게 증명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UV가 진짜로 뮤지션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런데 나꼼수는 심지어 언론상도 받았다!) 보다 쉽게 문제삼을 수 있는 것은 나꼼수가 정치를 너무 쉽게 예능화하여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과정에서 이 시대의 의미있는 정치적 각성을 "상식있는 자들이 뭉쳐서 가카와 한나라당 및 그 떨거지를 축출하는" 과업 정도로 요약해 버린다는 것이 되겠다. 물론 나꼼수의 애초 의도가 이런 건 아니겠지만, 이들이 만든 정치에 대한 쉬운 접근법이라 함은 결국 니 편과 내 편을 가르고 정치적 투쟁과 의사표현을 일종의 종교행위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으니까, 이 귀결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생활 스트레스의 근본이 정치라는 것을 깨달으라" 는 총수의 멘트는 참 기묘하게 종교적으로 들린다. 생활 스트레스의 근본이 왜 죄다 정치냐? 아닐 수도 있는 거지. 근데 그 모든 책임을 정치로 넘겨버리면 불필요한 갈등이 조장되고 싸움이 생긴다. 이게 선거라는 정치적 시기와 겹쳐지게 되면 정말 불필요하게, 멍청할 정도로 과열되어 버린다. 실제로 총선이 다가오는 요즘... 사람들은 세상 모든 일에서 편을 가르고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서 상대방을 단죄한다. 방송인의 종편 출연 여부를 놓고 펼쳐지는 일련의 비난질들이 대표적이라고 본다. 좀 발빠른 사람들은 이런 징후를 심각하게 염려한다. 이른바 (너무나 뻔한) 파시즘의 도래를 염려하는 것인데... 글쎄, 난 아직 트위터 너머의 세상에는 상식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나 쉽게 선동될 만큼 이 시대의 대중이 멍청한 줄 아느냐? 는 반론에 수긍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그러고 싶은 것에 가까운 건지도 모르겠고...

어쨌거나 나도 나꼼수의 스탠스에 동의하긴 동의한다. 이 나라가 우선 직면한 정치적 과제는 가카와 그 일당의 축출이 될 것이다. 이 나라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둔 적이 없는 나라라면, 일단 거기까지 동의해 주는 걸로 충분할런지도 모른다. 헌데 노통은 헌정 역사상 임기중에 가장 거나하게 욕을 먹은 대통령으로 기록된 바가 있다. 그걸 똑똑히 본 사람들이, 어쩌면 그 때 노통을 함께 욕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노통의 모든 것을 미화하면서 흡사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구는 이유가 대체 뭘까? 현 추세로 간다면 차기 야권 대권주자는 "안철수의 지원을 받는 문재인" 이 될 확률이 제일 높고 승리할 확률도 제법 높다. 이 결과가 정말 만족할만 한가?... 어쨌거나 나오면 뽑긴 하겠지만.

노무현 이래로 이 나라의 민심은 항시 "새로운 것" 을 갈망하고 있다. 이 말인즉슨 기존의 정치판과는 정말 관계 없어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은 2002년 당시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신인이었고 이명박은 2007년 당시 "나는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다. 어쨌건 경제는 살리겠다" 는 말만 꾸준히 반복한 끝에 당선됐다. (이 양반의 당선은 여권에 이렇다할 대항마가 없었던 탓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2007년부터 꾸준히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씨는 지난 5년간 정치권에서 뭘 한건지 도무지 생각나는 게 없으며, 이제는 서울시장 나가볼까? 란 말만 잠깐 남기고 꾸준히 함구하고 있는 안철수씨가 유력한 대권주자라고 한다. 기호 1번과 11번이 맞붙어서 11번이 이긴 10.26 서울시장 보선은 또 어떤가- 2번부터 10번까지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작금의 민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한마디로, 일단 기성 정치인은 싫다 이건데, 이게 이해할 수 없다고 할 것 까지야 없지만 좀 심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은 간혹 든다.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 지금의 안철수 지지층은 박근혜 지지층보다 훨씬 더 비합리적이라고 하겠다. 비합리적으로 모인 민심은 또 비합리적으로 흩어지게 마련이니, 사실 나는 오늘날 한국의 정치지형에는 어떤 정치서적보다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뭐 이건 딴소리고.

사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정치적이지 않은 사건들이 자꾸 정치적으로 공격받는다는 사실과 이에 연류된 사람들의 구체적인 안위를 염려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이른바, '정치과잉'. 이 상황 말고 나머지는 대부분 다가올 몇 번의 투표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요컨대, 정치는 웃겨지기에 앞서 좀 더 편안해져야 한다. 정치적 의견을 말하는 것이 '위험한 행위' 라는 생각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이 '위대한 투쟁' 이라는 생각도 좀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그러니까 '당연한 것' 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내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SNS라는 요물인데...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의사소통 시스템이란 것이 구조적으로 "듣고 싶은 말만" 반복적으로 듣고 자발적으로 퍼트리게끔 짜여져 있는 탓이다. 이게 다양성이 좀 보장된 사회에서는 좀 더 그럴싸하게 짜여져서 이른바 "소통" 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처럼 흑백논리가 만연한 곳에서는 그저 이쪽은 이쪽끼리, 저쪽은 저쪽끼리 뭉쳐서 서로의 동일성을 확인하고 단합을 다지는 역할을 할 뿐이다. (듣기 싫으면 언팔해!... 란 말도 있듯이. 어떤 면에서 트위터는 소통과 화해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편가름과 대결을 위한 도구지.) 정보소통 속도가 어마어마한 만큼 "만국의 프롤레타리아가 단합"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거기까지일 뿐. 대중이 고민없이 단합하게 되면 그 결과는 무시무시하기 마련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난 아직 세상에는 상식있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런 글을 쓰는 건, 그냥 조금 답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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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1/12/01 19:39 | Posted in 살다보면


경험해 본 바에 따르자면 아무리 이해할 수 없는 일상이더라도 결국엔 익숙해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도무지 뭘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요즘이지만 머지 않아 익숙해지리라고도, 역시 생각한다. 글을 쓰고 있지만 항상 남들에게 보여줄 수준에는 미묘하게 미치지 못한다. 그것이 수 주일간 지속되다보니 나를 검열하는 내 시선이 문제인 것인지, 혹은 나의 재능에 대한 확신에 근원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의심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고보면 내 주변에는 내가 쓴 소설이라곤 한 문단도 읽어보지 않은 주제에 나를 '글 쓰는 사람' 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입만 떼면 잘 될거란 말부터 되새기는 되먹지 못한 위로에 또 그럴싸한 안도를 얻어가는 내가 있으니, 글쎄, 이렇게나 실질적이지 못한 '쇼' 로 채워지는 것이 결국엔 인간관계라는 걸 모르는 바도 아니다. 다만 이제는 모든 허위를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배격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따스하게 끌어안을 줄 아는 것이 좀 더 철드는 방법은 아닐까, 생각할 뿐이다. 나쁠 거, 없잖아?

12월도 왔지만, 대략 앞으로 보름 정도는 계속해서 쓸거다. 이 '쥐어짬' 의 시간이 앞으로 나를 얼마나 더 피폐하게 만들런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건 그런 피폐함 끝에 도달할 결론이 당췌 얼마나 가치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래 뭐, 나는 내가 그냥 쿨하게 절필이라도 선언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유사 이래 내 글실력을 칭찬했던 모든 인사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말도 안되는 헛바람으로 멀쩡한 청년을 십수년간 방황하게 만든 죄라도 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게 될 사람이 아니라는 게, 참 아무리 나라지만, 어렵다.

허나 이리 뒤틀리고 꼬인 심사가 언제나 고이 풀릴런지. 아무래도 이 생에선 어렵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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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1, 후기 上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1, 후기 上

Posted at 2011/08/15 17:25 | Posted in 살다보면/너풀너풀

이번 여행의 목적은 네가지였다. 영화관람, 전기뱀장어 공연 구경, 옛날 살던 동네 가보기, 국카스텐 공연 관람.
3번까지는 무난히 끝냈는데 4번까지 하기엔 너무 피곤하고 심심하고 외로웠다... (돈도 없구)
결국 오전 영화까지 끝내고 조기 귀가해버렸다. 혼자 하는 여행의 장점이자 단점이 이거다. 자유롭다는거...;;

영화제 주 무대이자 거의 모든 상영이 이뤄지는 TTC 복합상영관 전경. 13일 밤이다.

 

그리고 여러 팀들의 공연이 줄기차게 이어지던 상영관 앞 별빛다방



대략적인 풍경... 나름 정감있다. 안에 들어가서 시간을 떼우고도 싶었는데
혼자서 앉아있기엔 진심 뻘쭘하드라
그리고 저기 공연하는 분들, 이름도 기억 안나고 노래도 제대로 안들었지만;
팅팅스의 <Shut up and let me go>를 아주 독창적으로 들려주셔서 진심 즐거웠다 ㅋㅋㅋ
그러고보면 팅팅스 노래를 일주일 사이 세 번이나 우연히 듣게된다.
이 팀이 진짜 뜬 게 아니면 뭔가 운명적인 건가봐.

심야영화 상영작으로 본 건 세 편... <수잔나의 일곱 번의 결혼><신스 프럼 더 서버브><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들>
두번째 영화에 아케이드파이어 노래가 왕창 나오고, 마지막 영화엔 젊은 것들이 나온다길래 기대했는데
왠걸. 이런 영화제에선 언제나 의외의 구석에서 건질 영화가 나온다;;


22세의 매혹적인 수잔나는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집안의 말 목장을 경영한다. 그런 그녀를 짝사랑하는 11세의 마구간지기 소년 아룬. 수잔나가 나이 많은 군인과 결혼하자 아룬은 실망에 빠진다. 하지만 아랫사람들을 괴롭힌 그녀의 첫 남편은 표범에게 잡아 먹히고, 아룬은 수잔나의 배려로 의학을 공부한다. 낭만을 잃지 않는 수잔나는 매번 사랑에 빠질 때마다 아룬에게 속내를 밝히면서 자신의 희망을 함께 나눈다. 수잔나는 30년의 세월 동안 매번 죽음의 파탄에 이르는 사랑을 하게 되고, 아룬은 이런 모습을 두려움과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라는 시놉시스나 공개컷을 보면 뭐 엄청 비련 가련한 여주인공과 그녀를 지켜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일 것 같은데
영화를 주욱... 보다보니 이 여자 남편 일곱명이 자연사한 것이 아니었다 (...)
아 여하튼 재미는 있었음. 이번 영화제 베스트. 수잔나 역할 배우도 진짜 예쁘다 싶었는데 무려 미스 월드(!) 출신이란 사실.
근데 이 정도 내용이면 부천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뭐 이외에 신스프럼더서버브... 는
무려 <존 말코비치되기>의 감독님이 만드신데다가 주제는 아케이드파이어의 노래이지만
단편 특유의 난해함과 슬슬 닥쳐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몇몇 이미지만 남은 채 머릿속에서 삭제되고 말았다 (;)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아마 이 영화제의 대표적인 색채를 담고 있는 영화일 것 같은데
내가 성장영화 특유의 예민함을 못견디는 편인데다가 (걔가 걔랑 친하게 지내던 말던 뭔 상관이람;;)
이야기 자체가 좀 늘어지는 면이 있어서, 딱히 재밌다고는 못하겠다.
뭐 졸린것도 한몫했겠지만


원래 계획대로라면 열시까진 기상해서 현장발매표를 샀어야 했는데 (<치코와 리타>보고 싶었는데!ㅠ)
일어나니 열한시 반. 이건 뭐...
열두시쯤 나가서 아직 표가 남아있던; 다섯시 영화 <마이티 우쿨렐레>를 끊고 전기뱀장어를 기다렸다


전기뱀장어는 영화제 홍보대사 이윤지씨와 함께 나타났다
아무 말도 없이 연예인 포스 뽐내주시던 윤지님... 영화제 곳곳에 엄청 출몰했던 모양이다


그들의 거리


공연 끝나고
연예인인데 사인도 안받고 사진 찍어달란 소리도 안하던 전기뱀장어... 아님 그딴건 이미 끝낸건가



스테잌
실내라서 듣기엔 괜찮았는데 찍어놓고 나니 영

친구라 하는 소리는 아니고 전기뱀장어 노래 괜찮다. 검색하면 나오니 들어보시압
거리공연 특성상 사방에서 거칠것없는; 소감들이 들려왔더랬다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는 십센치랑 느낌이 비슷하다면서 흐뭇해하시던데
글쎄 먹고 마시는 주제로 노래를 만든다는 공통점 빼고는...

끝까지 공연을 관람하신 이윤지님은 트윗을 통해
"전기뱀장어의 노래를 듣다보니 전기뱀장어가 될 것 같다(?)"
는 해석 불가한 소감을 남기셨더랬다 진짜 무슨 뜻인지 멘션날리고 싶었다;;;
이 정도 레토릭은 가볍게 구사할 줄 알아야 연예인이 되는건가



전뱀과 합류하여 어색하게 점심먹고 미취학아동시절 거주했던 청전동으로 향했다

 


실수로 의림지까지 갔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적어도 20년 전엔 놀이동산같은 건 없었다. 눈에 익은 부분만 찰칵...
지도에서 보니 살던 동네랑은 1km? 쯤 떨어져 있던데
내 기억에 따르면 이곳은 걸어서 뒷동산 하나 넘으면 있는 자그마한 호수였으니 얼추 맞아떨어지기는 한다.
난 이 호수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저수지... 란 걸 알았을때 참 많이도 놀랬다;;


홍광초등학교.
뭐 내가 추억에 젖을 곳은 아니고... 우리 형이 다니던 학교다
아마 학생이 많아서 오전/오후반을 운영했고
형이 학교에 가면 나는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퍽이나 심심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학교가 이렇게나 익숙하겠지 


근데 저 나무는 원래 있던건가.


학교 앞에 있는 경비행기 활주로... 내 기억엔 정말 없는건데 (그냥 다 논밭이었던 것 같은데)
어머니는 원래 있었다고 한다. 뭐임?;
마침 비행기가 여러대씩 뜨고 있었다. 구름이 애매하게 껴서 경비행기 비행에는 오히려 좋았을지도..


그리고 다음지도의 도움을 받아 찾아낸 그 동네 (!)
어렸을 적 동네라 해서 뭔가 농촌주택 같은 걸 기대했다면 심심한 사과를... 그냥 아파트일 뿐


요건 그 시절 다니던 유아원 (아직도 어린이집이다)
저 앞에서 뭔가 크게 넘어졌던 기억이 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6동 508호가 우리집이었다. 저 꼭대기... 자동으로 저 아래 슈퍼가 단골슈퍼.
저 슈퍼에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참 많다
밥을 안먹겠다고 워낙 투정을 부리니 아버지가 좋다. 그렇다면 하루 종일 굶자... 고 해서 굶었는데
반나절만에 완전 GG치고 울면서 슈퍼로 달려갔던 기억이...
참 굶주림의 기억이란 무서운 거시다. 딱 하루 굶고 20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생생해! (...)


난 얘나 지금이나 밖에서 뛰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기때문에 동네와 관련한 추억은 별로 없다-_-
근데 동네 한적하니 살기 좋아봬드라. 녹지도 많고 시내랑도 가깝고... 의림지는 걸어서 삼십분. 캬
여기저기 서성이다보니 전뱀 2차 공연한다던 시간이 돼서 허겁지겁 시내로.


첫 곡 진행중. 근데 별빛다방 마이크 소리가 너무 튀더라...
바람이 너무 불어서 비가 오겠거니 했는데 과연 잠시 뒤 비가 어마무시하게 내렸다




스페셜곡 캔디

공연이 좀 늦어졌는지, 나도 금새 영화 볼 시간이라 인사를 나눌 수가 없었다
이어서 본 영화는 <마이티 우쿨렐레>... 본격 우쿨렐레 홍보 영화;;
기타를 막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기타보다 훨씬 싸고 쉽다(!)는 소리에는 혹했으나
홍보방법으로 그 경박한 고음을 한시간 반동안 주구장창 들려주는 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다 -_- 나중엔 귀가 괴로웠다

5시 영화를 보고 나니 본격적으로 피로가 몰려왔다... 과연 이제 함부로 밤을 새선 안되는 나이...;;
심야를 또 볼 자신이 없어서 일단 심야부터 취소.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다가 8시 영화시간에 맞춰서 나왔다


좀 일찍 도착했더니 공연하고 계시던 팀 (왜 이름을 안 밝히시나요;;)
악기가 여러가지라서 귀가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저 아코디언(맞나?)이랑 바이올린...
중간에 기타치시던 분이 꺼내든 정체불명의 타악기도 경쾌했고.
서울보다 반응이 좋다며 제천을 자주 와야겠다는 말씀을...




나머지는 다음편에...
뭐 영화제 전체소감도 길어질 것 같고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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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규
    으악 소리 ㅈ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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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JIMFF 2011오늘부터 JIMFF 2011

Posted at 2011/08/11 22:54 | Posted in 살다보면/너풀너풀


8. 11 ~ 16

그전부터 (은근) 가고 싶었는데 마침 학원 방학이랑 딱 맞길래
출혈이 너무 커서 망설이고 있던 제주도 여행을 포기하고 다녀오기로 결정
영화제라곤 PIFF 밖에 가 본 적이 없어서 그 정도 생각만 하고 예매에 임했는데
왠걸 행정부처가 낀 행사는 일단 저렴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세금 낸 보람이 있지...
다만 프로그램을 뒤져보니 *역시나* 경쟁부분 작품들은 이미 매진사례
옛날 살던 동네 구경도 할겸 좀 일찍 가보긴 할테지만
과연 표를 구할 수 있을런지.

근데 제천 정도 되는 동네에도 복합상영관이 있다는게 참 재밌다.
아님 내 기억보다 조금은 큰 동네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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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펜타포트의 풍경들2011 펜타포트의 풍경들

Posted at 2011/08/10 23:43 | Posted in 살다보면/너풀너풀


입장하며, 대략적인 풍경들



서브 스테이지 전경 (장재인양 공연중...)
둘째날 비가 좀 많이 온 관계로, 보다시피 바닥은 이미 개판;
게다가 이게 단순한 진흙이 아닌 것인지, 거짓말 안보태고 진짜
정말 진한 "거름냄새" 가 온 행사장에 진동하고 있었다. (당신이 떠올리는 그것. 그거 맞다. 진짜 그거다)
나는 인간의 감각기관 중 코가 제일 빨리 무뎌진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했다.


아직 한적한 메인 스테이지
지산처럼 [슬램존 - 이제 매니아존이라고 하나?] 을 따로 만들어 놓지 않았는데 난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뭐 상대적으로 사람도 적고 라인업에도 어마어마한 대형 밴드가 없어서 필요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검정치마 공연까지 시간이 좀 있길래 행사장 구경이나 했다


등장하신 조휴일님
거짓말 안보태고 어쩐지 아이돌같은 느낌?


원래 멤버중엔 드러머 작은 사슴만이 함께한 검정치마
난 홍대클럽에서처음만난 기타리스트 아방가르드킴을 보고싶었는데.
참고로 휴일씨는 삼년전 펜타포트에 입고 왔던 의상 그대로라고... (과연 우연인가)



Antifreeze
음질이 딱히 좋진 않다... 화질두...


공연이 끝난 후 여유로운 자세로 사인회 진행중인 휴일씨
사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선착순 50명이 다 마감된 후... 난 52번째로 줄을 섰을 뿐이고 (...)
스텝들이 조율해 본다고 가더니 안된다 하던데. 두명만 더 해주지 그러셨어요 앨범 살려구 했는데
(조휴일씨 사인 획득 실패로 좌절한 나머지 뒤이은 장재인양과 심플플랜의 사인회도 스킵했다는 후문)
괜찮아 작년엔 국카스텐이랑 후바스탱크 사인 받아왔으니깐


락스타 미소


메인 스테이지 공연 진행중. 아마 네온트리였나?
보컬이 닭벼슬 머리를 한 친구였는데 공연중에 양말을 벗어서 관객석에 던졌다 (...)
난 가끔 락커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흠흠...


장재인양, 사인회 진행중
아마 이 분이 이제 스물 한살이던가. 좀 긴장했는지 시종일관 저 표정이었다
바로 위에서 본 아이돌 락스타 휴일씨와 대조되는 점이라 하겠다


아님 이 표정?
이라도 보이면 다행이었는데, 고개를 드는 것은 이름을 물어보고 사인을 건네는 짧은 순간 뿐,
이외에는 번개같이 고개를 푹 숙인 뒤 사인을 진행하셔서
1/1000 초의 셔터놀림으로도 도저히 표정을 잡아낼 수가 없었다!


실패


실패


실패... 결국 포기.
장재인양 팬들한테 얼굴좀 보여줘요... 엉엉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지휘하는 팀, 부활


사람도 제법 많았다.


이날 부활의 공연의 모토는 "우리도 락밴드다! 발라드 밴드 아니라능!" 과
"국민멘토 김태원 독주회"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데
난 이날 따라 그냥 <사랑할수록>이 듣고 싶었을 뿐이고...ㅡ.ㅜ
그래도 매 공연마다 빼먹지 않고 한다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좋았다
아, 미리 말했던 <크게 라디오를 켜고> 도 괜찮았고!



비와 당신의 이야기. 내 목소리 왜 이리 많이 들리냐...;;


어둠이 깔리고


아마도 팅팅스 공연중.
보컬은 "우리 새끈하게 놀자!" 란 멘트를 준비해 왔는데, 정말 새끈하게 놀더라


스크린에 비친 그들. 뭔가 거룩하다(?)


그리고 마지막 헤드라이너 심플플랜이 준비중.
태풍의 여파로 인해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관계로...
사태가 악화될 경우 관객의 안전을 위해 공연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공지가 있었고
공연 역시 원래 시간보다 30분 당겨서 시작한다고 했다. 하여 팅팅스 공연 이후 꼴랑 20분이 남은 상황

이 당시 서브스테이지에선 모두가 입을 모아 "죽여줄 거라고" 했던 <!!!> 의 공연이 있었는데
난 뭔가 반신반의하면서도 심플플랜이 더 보고 싶었기에 여기서 기다렸다. 기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심플플랜의 공연은 예정보다 5분 먼저 시작됐다
후기로 접한 바에 따르면 <!!!>이친구들 죽여줬다는데 뭔가 아깝다

아무튼 심플플랜의 무대를 요약하자면



시작하자마자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아 진짜 죽을 것 같았다 펜스 잡고 싶었다 펜스 잡으면 얼마나 편한데! ㅡ.ㅜ;
은근 대형밴드도 아닌 주제에 가열찬 무대를 보여준 그들. 박수받아 마땅하다.

나 역시 체력을 다 소진해 버릴 수도 있었지만 어쩐지 그럴 기분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강풍과 폭우가 점점 강해지고 있었으며
그런 주제에 당장 잘 곳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꾹 참고 노래만 따라 불렀다. (그래서 애써 찍은 동영상엔 내 목소리만...-_-;;)



그냥 분위기 스케치 정도만.



이후 태풍을 뚫고 인천 터미널까지 이어진 난민 행렬은 그 자체로 기막힌 거지꼴이었지만;
아 한 5년만 젊었으면 별 비참한 기분 없이 해봤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게다가 실제 5년전 쯤에 똑같은 짓을 했던 기억이 났다.
심지어 간신히 찾아 들어간 찜질방도 어쩐지 낯익었다!? 2006년 펜타포트였나!?

얼핏 보니 행사장엔 고딩들도 많아보이던데,
첫 펜타포트가 2005년이니 이때 이 아해들은 초등학생이었겠지
그러고보니 초등학생이 대학 갈 나이가 되도록 락페를 쫓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참 이래저래 감회에 젖게 되는 날이었다
비는 계속 오고... 이날 오던 비가 아직도 오고...;;

지산이 열리면서 펜타포트는 갈 일이 없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은근 계속 가게 된다
접근성이 좋은데다가 아직 초대권을 "뿌려대기" 때문에 싼 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탓이다
게다가 올해 면면으로 봐서는 진정 재기의 초석을 다졌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후기를 죽 뒤져보면 아마도 공연 자체에 문제가 잦았던 모양인데 (미쓰A도 논란꺼리가 됐고)
뭐 마지막 날만 두고 보기에는 심플플랜 해프닝을 빼면 크게 잘못된 것도 없었고
비가 내리자 신속하게, "무료로" 우비를 제공한 것도 보기 좋았고
행사장 내 현금사용이나 지하철/버스 연장운행같은 조치를 취해준 것도 좋았다
지자체가 후원에 낀 탓인지 돈냄새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다
(뭐 그만큼 손해보는 게 있지만. 작년의 무슨 뱃길 ,홍보, 수돗물 홍보, 등등...)
이제 부지 문제만 잘 해결하면 진짜 흥하겠구나 싶다 솔직히...
진흙탕과 장화는 이제 펜타포트의 상징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그 그 거름냄새가 나는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 험험. 땅속에 뭐가 있길래...

암튼 후기 2탄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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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규
    잘봤다. 거름냄새는 올해 지산에서도 있었다. 니 후기에서도 느껴지는데 락페 쫓아다니기에 우리는 이제 나이가 좀 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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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정리중간정리

Posted at 2011/07/25 17:46 | Posted in 살다보면

 - 현재 시간은 오후 다섯시. 나는 아침 여섯시에 일어났고 밥먹는 시간을 제하고는 그다지 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까지 계획했던 일의 반도 하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 것인가. 나는 나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했거나 하루의 길이에 대한 감각을 상실한 것인가? 아니, 그보다 내가 왜 놀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는거지? 고지전도 봐야하고 퀵도 봐야 하는데... 퍼스트 어벤져도 곧 개봉이고 그루폰에서 사 둔 cgv 쿠폰도 놀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으며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인가? 도대체 왜이리 실속없이 바쁜 것인가?

 - 나는 기타를 다시 배우려 할 때마다 이전에 배웠던 것들은 싸그리 까먹었음에 틀림없다고 스스로를 탓하곤 했는데, 이번에 진도 나가는 속도를 보니 역시 몸으로 배운 건 그리 쉽게 까먹지 않는 모양이다. 순식간에 예전 진도를 따라잡고 수월히 한발자국 앞으로 오는 것 까진 문제가 없었으니 거기까진 기분이 좋았지만... 이제 다시 올 것이 왔다. 뭐 맘먹고 다시 배우기 시작한지 보름이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나는 이 악기가 그렇게나 대중적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도무지. 손목을 꼬고 손 끝을 곤두세워가며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손가락 모션들을 낑낑대며 익히고 보면 이 모든 것들이 고작 (왕)기초에 속할 뿐이라는 선언에 심신이 통채로 허탈해진달까. 그리하여 어느 순간부터 나는 순수한 오기로 기타를 치고 있는 것 같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해보자. (라지만 맘먹고 배운지 한달도 안됐잖아)

- 비슷한 기분을 영어 앞에서도 느낀다. 아니, 영어가 아니라 토익이지. 사실 이런 ordinary 한 공부는 거의 십년만에 잡아보는지라 아직까지도 도통 적응이 안되는게 본질적인 문젠데... 어쨌거나 학원 시간 덕택에 아침 기상 시간을 무를 수가 없으니 조금은 짜증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달까. (사실 이런 효과를 노린 거기도 하지만) 역시나 죽어라고 단어와 문법을 외고 보면 이 모든 것이 토익을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야속한 선언이 나를 한없이 슬프게 만들곤 한다;; "고득점" 을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기본으로 알아야 하는 거라니 이건 뭐 F코드 같은 거잖아... 약삭빠른 세상 사람들은 내가 휘적휘적 허송세월할때 다들 이런 걸 하고 계셨구나, 싶기도 하고... 그보다 남들이 이런걸 할 때 나도 뭔가 하긴 했을텐데 그게 뭘까 싶기도 하고...

 - 운동은 한 삼주간 매일 두시간씩 했으니 뭔가 효과가 나타날 때도 됐는데, 딱 하나 깨달은 게 있다면 나는 어쩌면 "근육이 없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깨달음이다-_- 아니 뭐 중량을 서서히 올려가며 어쩌구 하라는데, 몇번만 들락놓을락 하고 나면 사지에 힘이 다 빠져버리는 걸 어쩌란 거냐.  그나마 처음 이주간 나를 죽일 것만 같았던 근육통은 이제 사라졌으니 다행이라고나 할까... 아, 런닝머신 뛰다보니 금연 효과는 확실히 느낌이 오더라. 수능 끝나고 하루 30분씩 뛰던 시절의 아련한 활력이 돌아온 기분이라고나. 

 - 이외에 요새는 마블 코믹스를 찾아보는 일에 푹 빠져서... 정상적인 루트라면 한국에서 영위하기 힘든 취미생활이지만, 앱스토어에 마블 코믹스 어플이 발매돼서 얘기가 달라졌다. 아직 데이터베이스가 완전하진 않은 것 같지만 심지어 60년대 issue까지(!!) 구할 수가 있다. 딱 하나 걸리는 게 언어의 장벽인데, 일본 애니 보다가 일어 마스터했다는 사람처럼 나도 마블 코믹스 찾아보다가 영어를 마스터하게 된다면 오죽 좋을까나. 하지만 그러기엔 이슈 하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 2달러씩 하는 거걸 대여섯권씩 사야 단행본 하나 분량이 되는 식이니... 정발된 한국어판이랑 별 차이도 안나고. 해서 신중하게 이슈를 고르는 것이 문제인데, 미국 코믹북 시장은 완전 개판으로 갖가지 정식 시리즈들이 난무하는지라-_- 이게 또 만만치가 않다. 스파이더맨 하나만 해도 그냥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프렌들리 네이버후드 스파이더맨, 센세이셔널 스파이더맨, 얼티밋 스파이더맨... 이 다 다른 시리즈면서 또 죄다 읽어야 스토리를 완전하게 이해하게 되는(=진정한 덕후의 경지에 오르는) 식. 물론 한두개만 읽어도 그냥 즐기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뭔가 만족스럽지 않잖아! 뭐랄까 성경공부하는데 마태복음만 읽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 그리하여 갖가지 "꾸준한" 것들 사이에서 조금은 어리둥절한 채 비와 태양(둘 다 가수 이름이네;) 으로 점철된 7월이 가고 있다는 것. 어쨌거나 할 일이 없는 건 아닌데 대부분의 일상에 큰 흥미가 없다보니 대체로 좀 많이 심심하다. 음, 사실 나는 남들한테 칭찬받거나 남들에게 잘난척하는 일 말고는 대체로 흥미가 없는 편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같잖은' 비교우위가 있는 경쟁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사실 누구나 칭찬받으면서 살고 싶겠지.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 글은 안쓰냐고? 안쓴다, 요새는. 오늘도 글쓰겠다고 나와서 이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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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규
    잘하고 있구만 어디가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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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 비오는 날7월 14일 - 비오는 날

Posted at 2011/07/15 03:02 | Posted in 살다보면

- 나는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정신을 차렸고 정신을 차린 이후로는 그러고보면 나름 바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나 두텁고 긴 장마 앞에서 뽀송뽀송한 감성을 그럭저럭 유지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사람의 정신이란 어이없을 정도로 나약한 것이라, 별것도 아닌 볕을 고작 며칠 정도 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흡사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혼자 웃어도 보지만서두, 글쎄 어쩌면 이런 확신이 정말 착각에 불과한 것일까, 싶은 생각도 들고. 습기찬 허공이 거미줄처럼 품을 벌려 온갖 일들을 묶어버리는 환상 속에서 많은 것들에 답답해하며,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일들에 관심을 잃어가며 매일을 살아나가고 있다. 그리하여- 딱히 만족스러울 것이라곤 없는 일상일 뿐이다.

- 잔인한 4월에 있었던 모종의 사건을 지나 석 달 가까운 시간을 건너오면서 모종의 쓸쓸한 에너지가 자꾸만 증폭되는 것을 온몸으로 감지하고 있다. 그런데 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 집에는 아직 너무 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그들이 한결같이 너무나도 시끄러운 사건들과 함께 돌아오기 힘든 길로 떠나버린 탓이다. 한없이 사소한 물건들, 책, 공책, 사진, 옷가지, 잃어버린 신분증과 카드같은 것들. 요즘 우리집과, 장마철과,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자꾸만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이 떠올라서 심장 깊숙한 곳까지, 온몸이 섬뜩해진다. 할 수만 있다면 나는 이 집과 함께 모든 것을 리셋해 버리고 싶다. 그 소설 속의 아이가 끝내 집을 버리고 표류해 갔듯이. 감내해야만 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나 버겁다. 하루종일 그 무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곳에 있어야만 한다는 게 힘들다. 아무에게도 이 무게를 떠넘길 수 없다는 게, 심지어 나눌 사람도 없다는 게 무섭다. 심지어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가 나 혼자 그걸 버티는 게 아니라 어머니 몫까지 떠안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문득문득 깨달을 때마다, 짜증난다. 하지만 가장 불안한 것은 내가 이 모든 중압감을 이겨내고 "잘" 살 수 있느냐, 하는 원초적인 문제일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나는 별로 잘 살아볼 생각이 아니었다. 심지어 올해 4월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이제와서...

- 하지만 우리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너무 쉽게 할만큼 약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꺼내가면서 버텨내는 삶은 너무 구차하다. 나는 그냥 날아가는 힘으로 날아가고, 살아가는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맘은 그렇게 먹고 있다.

- 이런 글 그만 써야 되는데. 흐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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