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아홉번째 : 베르사유 궁전유럽여행기, 아홉번째 : 베르사유 궁전

Posted at 2011/11/17 12:27 | Posted in 유럽여행기/파리

간밤에 만난 학생 네 명이랑 길을 나섰다. 남자 셋에 여자 하나.
이때가 9월 24일이었으니... 방학 시즌이 아니라서 학생들 만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 직장인, 학생들이라면 학업을 포기 (...) 하고 온 사람들;
이 학생들도 일주일 수업을 빼먹고 파리랑 맨체스터를 찍고 갈 예정이라고 했는데
유럽은 성행중인 저가항공이 워낙 많다보니 이런식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는 퍽이나 부러웠다. 저 나이 때 교환학생도 안가고 뭐했지. 미국 이런데 생각말고 유럽으로 알아 볼걸...
...라고 생각했더니 뜬금없이 동갑도 한명 있드라. 복무대체 연구원으로 대학원 다니는 중이라고.
참 많은 사람을 만나보면, 세상은 넓고 길은 많은 것 같다. 좀체 보이질 않아서 그렇지
맞다. 네 명 다 카이스트 학생이라고 했다.
다 이과여서 그런지 그닥 맘이 잘 맞은 편은 아니다-_-;;;

베르사유까지는 RER C선을 타고 갈 수 있다. 6.4유로. 뭐 서울서 의정부쯤 가는 느낌이랄까...
헌데 아침부터 지하철이 괴이한 말썽을 일으킴. 우리가 갈아타야 할 역을 한 정거장 앞에 두고
뜬금없이 멈추더니 뒤로 (!!!) 가는거다.;; 뒤로 가다가 멈추더니 뭐라 방송이... 나오고 다들 내림.
그리고 플랫폼에서 움직이질 않는다... 뭔가 고장이라도 난 모양이었다. 이런 써글.
문제라면 이 열차가 플랫폼에 서 있으니 다음 열차도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
결국 경로를 바꿔서 돌아가고 앞서가고 헤매다가 베르사유행 열차 타는 데에만 한시간이 걸렸다-_-;
파리 지하철에 이런 일이 흔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워낙에 더럽고 덜컹거려서 문제스럽게 생긴 지하철인만큼 사실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다.

곡절 끝에 베르사유역에 내림.
점심시간이었는데 역 앞에서 맥도날드 직원이 빅맥세트 6유로 쿠폰을 나눠주며 호객 중이었다.
땡큐. 점심도 떼우고 곧바로 베르사유로 ㄱㄱ씽


베르사유를 못찾을리는 없다. 정말 크니까.
가로수길 저편에서 베르사유가 등장할때의 위압감이란, 참 가슴떨린다.


베르사유의 건립자 루이 14세.
킹왕짱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렸던 사람이 아닐까...


아 진짜 큰데.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네. 안타깝다. 이걸 어떻게 보여주지


입장하려면 표를 사야 한다.
베르사유의 입장방식에 대해 약술하자면, 일단 정원은 무료개방이고 건물은 돈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건물은 박물관이라 보면 되고, 궁전 본관(?)과 정원 저편에 있는 쁘띠 뜨레아뇽 등 별관 두개가 있다.
티켓은 사람한테 끊어도 되고 자동판매기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줄은 길게 서야 한다.
그리고 European Student는 무료다. 이 말인 즉슨 유럽 학교에 적을 둔 사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중인 사람들도 무료라는 뜻.
 나이제한이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여하튼 나만 빼고 나머지 넷은 무료입장했다-_- 부러워...
아, 뮤지엄패스도 적용된다. 난 그걸 안끊어서


표끊고 들어왔심. 어차피 올라가겠지만 바로 정면 2층이 왕비와 왕의 침실 & 식당.
전망 좋은 곳에는 높은 사람이 사는 법.

궁전 본관에도 한국어 오디오가이드가 있다. 근데 워낙 뻘소리를 많이해서 그닥 추천하고 싶진 않다
가이드북이 있다면 그걸 보면서 다니는 게 시간도 절약되고 설명도 충실할 거다.


들어가자마자 있는 것이 왕의 개인 예배당
개인 예배당인데 뭐 이렇게 넓게 지어놨댜...


복도에는 프랑스 역사상 유명한 사람들 석상이 세워져 있다.
이 양반 누구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 필립이었나...


이분은 한눈에 알아봤다. 잔다르크!


날씨가 좋다면 문득 바깥 풍경에 당장 나가고 싶단 생각이 들 것이다.
궁전은 쫌 지루하고 볼 것도 생각보다 많진 않다
다만 이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편이다.


루이 14세 부조.


대부분이 왕의 개인 컬렉션으로 이루어진 박물관..
그 왕의 개인 컬렉션이란 것들도 왕이나 왕족의 초상이라 그닥 재미는 없다 -.-


아까 봤던 예배당. 2층에서


위 그림의 주제는 헤라클레스의 승천이다. 그렇다면 문제 : 헤라클레스는 어디 있을까?


가이드 듣고 설명 보면서 다 찍을만하니까 찍었는데... 생각이 안나;


루이 14세
일부러 위엄쩌는 로마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제작 지시를 시켰다는데
참 요즘 센스로는 이해가 안간다. 상상조각이라... 그딴걸 왜;


요것도 14세.


거의 모든 작품의 주제가 킹왕짱 루이 14세에게 맞춰져 있다. 저것도 14세.
직접 요모조모 만들라고 지시했으면 미친 사람일테고, 알아서 긴 거겠지...


그리고 여기가 궁전의 하이라이트 거울의 방. 연회장으로 쓰던 곳이다.
베르사유의 화려함이 궁극에 달한 곳인데. 역시나 사진으로는 잘...
저 샹들리에에 걸린 촛불들이 다 진짜라고 상상해 보면 도움이 된다.
베르사유는 상상력이 필요한 곳이다. 늦은 밤, 무수한 촛불, 화려한 드레스, 귀족들의 연회, 앙드레와 마리 (응?)


인증ㅅㅅ
근데 다들 가이드를 듣는 속도차가 나다보니... 거의 혼자봤다;;


베르사유 궁전은 보불전쟁과 1차대전 이후 베르사유 조약이 조인된 장소이기도 하다.
거울의 방에서 도장을 찍었다고 전해진다. 요렇게 표시해 놓고 있는데 글씨가 없어서 그런지 그다지 알아보는 것 같진 않았음


그리고 왕과 왕비의 침실로 가는 길, 인데
여기는 왕의 침실 앞에서 비서(?)쯤 되는 신하들이 머물던 곳
침실 앞에 신하들 와 있고... 주거 프라이버시는 우리나라 궁전이 쫌 나은듯?


왕의 침실. 사람이 많아서 쓸려가는 중;


왕비의 침실. 마리 앙뜨와네뜨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곳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편이다.
근데 뭐 침대는 그냥 침대일 뿐... 화려한가? 난 이런 취향 아니라 잘 모르겠다.
왕비들이 여기서 출산을 했다 한다. 사람들 많이 보는 앞에서.


침실에서 내다보이는 바깥 풍경.
베르사유궁전은 프랑스 대혁명때 시민군에게 점령당하는데
그 때 왕비가 이 창문을 열어보고 몰려온 시민군에게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고 전해진다


식당과 응접실.
요 앞에 의자에는 왕손들이 앉았다고 전해진다


대혁명때 근위병들이 시민군과 결투를 벌였다고 전해지는 방.
루브르에서 본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전시되어 있다. 음. 나폴레옹은 이 궁전을 국가 홍보기념관 쯤으로 사용했다 한다.
같은 작가가 두 번 그린 거니까 모조품은 아니고... 이것도 진품이다.


독수리기의 배분. 근데 언뜻 볼때는 꼭 반란진압처럼 그려놨단 생각이;


요기쯤에서 좀 다리가 아팠더랬다.
하이라이트가 끝났으니 끝이겠거니 싶었는데 아래층으로 가면 그림이 더 있다;
프랑스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들을 그려놓은 곳이다.


하지만 난 프랑스 역사를 잘 몰라서.;;

다리가 아프긴 했으나 날씨가 너무 좋았음
본격적으로 정원 탐방을 시작했다.


내 기준에서 이 정원은 화려하다기보다는 황량한 느낌.
모래바닥이 너무 많다. 게다가 궁전 벽도 그냥 하얀색...
어떤 심리적 위압 효과를 노렸는지는 알겠는데 내 눈엔 경복궁이 더 이쁘다. 넓어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가용공간도 경복궁이 더 넓지 않았을까? 베르사유는 정원과 생활공간이 너무 분리된 느낌이다.


남들 다하는 호들갑 빼고 말하자면
베르사유 궁전 정원이 좀 넓긴 한데 진짜 걷지 못할 정도로 넓은 건 아니다.
자전거, 꼬마기차, 카트 등등 대여용 운송수단이 많은데
좀 걷다가 다리아프면 기차타는 방법을 추천. 왜냐하면 자전거랑 카트는 대여 시간이 있어서
정원 저쪽편에 있는 쁘띠트리아뇽이랑 그랑트리아뇽이란 구경거리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나처럼...

우리는 인원이 많아서 카트를 빌렸다. 진짜 편하게 다닌게지;


서양 건축미 특유의 "압도감" 이랄까.
궁전 건물과 일직선으로 놓인 호수와 운하 (...운하도 있다. 음) 를 보면
이 궁전 설계시에는 정말 눈속임이나 꼼수 없는 공간 그 자체로 인간을 압도할 작정이었던 것 같다.
실제 이 일직선상에 있을 때 감탄이 가장 길고 확실하게 나오는 편.


쁘띠트리아뇽 가는 길.
쁘띠트리아뇽은 마리 앙뜨와네뜨가 소꿉놀이하던 곳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 귀족들 사이에 "서민풍" 으로 농가주택을 지어놓고 전원생활을 하는 게 유행이라
왕비도 궁전에 그런거 하나 짓고 놀았던 건데

근데 사진이 없다...-_-;;
대여시간이 1시간인가 그랬는데 시간이 없었던데다가
이 트리아뇽도 부담되게 넓다. 좀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정원이긴 한데
서민풍이라 하기엔 어림없는 크기... 랄까. 거의 반쯤은 포기했다.


여기는 근방에 있는 그랑트리아뇽


뭐 비슷하네. 대충 봤다. (...)


날씨 좋고...
실제 공원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한 편이다. 너무 넓어서 정원사는 고생좀 하겠드라
헌데 그늘이랄 게 없는 곳이라 여름에는 책임 못짐


한바퀴 돌고 돌아와서 카트 반납. 하늘이 참 이뻤다


같은 위치에서 정면을 향해. 참 공들인 좌우대칭이로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운하인데 끝까지 걸어가려면 한시간은 걸릴 거다.


셀카질. 요즘 트위터 공개사진이다


잡샷들...

 


누군가 운하까지 걸어가고 싶다 해서 걸어가기 시작.
생각보다 넓지 않다는 걸 이 때 깨달았다.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진짜.


나 우리나라 공원에도 이런 조각상좀 세워놨음 좋겠다


좀 다른 각도에서 본관


드디어 다다른 운하


동행 네명이 상상의 존재가 아니라는 증거.
교묘하게 전부 다 얼굴이 가려졌다 ㅋㅋㅋㅋ
뭐 이후로 연락한 적은 없지만... 고마웠다. 역시나 동행 없었음 그리 힘을 내진 못했을거다

별로 본 게 없는 듯 하면서 하루가 다 가버렸다. 베르사유가 원래 좀 그런 편이다.
네 명은 파리 시내에서 친구를 만나 저녁먹기로 했단다. 빠이빠이하고 숙소로 들어와서
...술마셨음. 나름 마지막 날이었으니까?
그리고 어쩐지 민박 매니저님이 신나 있었음. 내일 쉬는 날이라고


프랑스는 이걸로 마지막 (앗싸)
근데 한국 와서 알아보니 은근 가야할 곳은 안가고 시간낭비를 많이 한 편이라;
지금은 좀 후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피곤한 탓이 컸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좁고 더럽고 냄새나고 불친절하고 화장실없는 도시로만 기억하자니 내가 손해보는 거 같기도 하고?

어쨌건 나는 파리보다는 숙소에서 밤마다 술먹던 사람들에게 정이 들었다 (...)
파리에 왔으면서 계속 바르셀로나 자랑만 하던 여자분도 있었고
너무나도 민박 스텝인줄 알았더니 손님이었던 (근데 이런 사람은 많더라) 사람도 있었고
아일랜드 어학연수 중에 잠시 놀러온 시크한 학생도 있었고...
나는 그저 국어선생님하면 잘 어울릴거라고 결론이 났더랬다 ㅋㅋ
참 몇 살 어렸을 때는 이런 거 싫어했는데. 나이가 들긴 했나봐

정이 든 탓인지 파리에는 청바지를 두고 비행기를 타버렸다.
덕택에 이후 그리스까지 거의 바지 한 벌만 입고 다녔...; 



내일 꼐속

  1. ㅎㅎ
    재밌네요ㅋㅋ 베르사유 안 갔는뎅 토나오게 화료하네요 우어
  2. ㅎㅎ
    그리고 언제나 인증샷은 깜짝 놀람 ㄷㄷ...
  3. 김타
    공원에 저런 조각상 세워놓는 거 나는 반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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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여덟번째 : 파리 - 세느강과 바토 무슈유럽여행기, 여덟번째 : 파리 - 세느강과 바토 무슈

Posted at 2011/11/16 12:08 | Posted in 유럽여행기/파리


파리 3일차. 이날은 날씨가 좋았다
그리고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 날이 아마도 체력적으로 첫째 고비에 다다른 날이었던 모양이다
그냥 힘들어도 참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버렸다는 뜻이다. 머리만 기대면 잠이 오고... 
이유라면... 아마 전날 밤에도 술을 마시던가 했던 기억이 있다. 음 아마 파리에선 첫째날만 빼고 계속
낮에는 그리 돌아다니고 밤잠도 제대로 안자니 피곤할수밖에

숙소에는 민박일을 도와주는 한국인 가이드 분이 한 분 있었는데
내가 도저히 힘들어서 나갈 수가 없다하자 직접 루트를 짜 주었다
국물이 먹고싶다는 애원 (...) 을 듣고는 쌀국수집도 한 곳 추천해줬고
세느강 유람선인 바토무슈 티켓도 할인가격 8유로에 제공해줬다. 단체티켓으로 사다놓고 싸게 팔고 있었다
그럼에도 숙소에서 골골대다가 간신히 나선 시간이 오전 11시.
이날은 애초에 관광지를 돌아볼 생각이 아니었음.; 그냥 볕 좋은 곳에서 산책이나...

가이드께서 가서 쉬라 한 곳은 파리 외곽 Bercy 공원


사진이 좀 못나게 찍힌 감도 없지않은데... 녹지가 제법 넓고 공원 바로 옆에 커다란 경기장도 있다
나름 파리에서 망중한을 즐기러 찾는 곳인 것 같긴 한데, (근처에 호텔도 많다. 나름 숙소밀집지역?)
글쎄 난 공원도 런던이 좋았다고밖엔...;;
하지만 일단 힘들었기 때문에 한두시간은 머물렀던 모양.

점심은 조금 이동해서 Pho 13 이란 쌀국수집에서 먹었다.
잘 몰랐는데 파리는 원래 쌀국수가 유명하다고 한다. Pho 13 근처에 다른 쌀국수 집도 많은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주문하기도 힘들고 다 먹은 다음에 돈 안내고 쓱 나가도 모를 지경.
전부 동남아 사람들이 운영하는 가게던데 영어를 전혀 못알아들어서 (그냥 안쓰는건지) 좀 당황했다.
그리고 생루이 섬까지 가서 어김없이 입가심 아이스크림...

후에는 기약없이 세느강을 걷기 시작했다.
오르셰 미술관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실질적으로 네시간쯤은 걸었나보다
사실 그 정도 걸릴 거리는 아니다. 거의 기는 속도로 간 거지
그리하여 이 날 일정은 사실상 세느강 산책으로 끝나버리니, 사진감상이나 하시랍


강변에서 올려본 노트르담 성당.


세느강 산책로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아름다운 건 아닌데
사람을 은근히 편안하게 하는 맛이 있다. 역시나 낭만이 흐르는 강 답다
사실 이야기 나눌 사람만 하나 옆에 있으면 여기만큼 좋은 곳도 드물 게다.
이 날은 날씨도 좋고... 사실상 파리에 머물렀던 시간 중에 마음은 가장 편했던듯


오르셰 미술관에 도달했다. 오르셰엔 고흐, 세잔, 밀레 등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고 한다.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미술관-박물관 관람이 얼마나 체력을 막대하게 소진시키는지 알고있는데
이 날은 도저히 그런 걸 할 수 있는 날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아쉽긴 하다. 파리를 또 언제 가겠누...

그냥 무작정 움직여서... 에펠탑까지 갔다!


사실 맑은 날 보면 어떤 모양일까 궁금했다고나?
쫌 괜찮은 것 같기도 했다. 근처 돌아다니면서 빈둥거렸다

숙소에서 티켓을 사서 나온 바토무슈 - 세느강 유람선은
에펠탑 부근에서 출발, 멀리 생루이섬까지 돌아서 에펠탑으로 돌아오는 노선을 운행하는데
보통 밤에 탑승해서 야경과 함께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나에겐 할 일은 후딱 끝내고 들어가서 좀 쉬어야겠단 생각만 가득...
결국 해가 뉘엿뉘엿하지도 않은; 오후 5시에 바토무슈를 타는 만행을 저질렀다
내 선글라스가 갈색이라 자체석양이 제조되긴 했다 (...)


낮에 타도 사람은 많은 편이다


에펠탑을 등지고 출발


알렉상드르 3세교


배는 무지 시끄럽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로 계속 방송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이 많은 언어로 커버가 안 될만큼 국적이 다양하다는 게 참. (나도 커버가 안됐군)
한국어 방송도 나오는 날이 있다던데 정말일까?


강에서 본 루브르.


퐁네프... 퐁네프는 번역하면 "새로운 다리" 인데 사실 세느강에선 제일 오래됐다고
퐁Pont 이 다리란 뜻인데 이탈리아어는 폰테Ponte 가 다리더라. 스페인어는? 푸엔테Puente.
몰랐던 건 아니지만 얘네들 몇 개 국어씩 하기 참 쉬울듯...




노트르담 참 여러번 봤지만 볼때마다 이쁘다. 특히 뒷면이 이뻐.


아휴 깜짝


생루이섬을 도는 중. 시테섬과 생루이섬은 한강의 여의도와 같은 하중도다.
세느강은 이 뒷편 산책로 분위기가 좋더만


메롱


자전거타고... 걷고... 참 많다.


알렉상드르 3세교로 귀환중.


맑은 하늘이 멀어지고 있다 -_-


다시 다가오는 에펠탑


미안하지만 먹구름 아래 에펠탑은 정말 불길하다...
꼭대기에서 테슬라코일이라도 발사될 것 같아. (참조 : C&C 레드얼럿)


배에서 내림. 한시간 사십분쯤 걸림.
바토무슈는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
내 발은 가만히 있는데 풍경이 막 움직이니까 (...)
유람선이 괜히 유람선이 아니다. 고생을 안하니까 유람선이지
여하튼 조금 허무하지만 파리 시내에서 한 일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다음 날은 베르사유나... 여하튼 근교로 갈 생각이었으니까. 안녕 세느강

바로 숙소로 귀환. 7시쯤 들어갔는데
저녁먹고 어버버... 하다보니 드디어! 방에 사람들이 들어왔다!
덴마크에서 유학 중에 잠시 여행 온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얘기를 듣다보니 내일 베르사유를 간다고 한다.
앗싸리. 끼어서 가기로 결정.
...하고 11시 반까지 술마시며 잡담을 나누는데... (대체 뭘 한거냐)



그리하여 내일은 동행다운 동행과 함께한 베르사유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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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일곱번째 : 파리 - 루브르와 몽마르뜨, 그리고 야경유럽여행기, 일곱번째 : 파리 - 루브르와 몽마르뜨, 그리고 야경

Posted at 2011/11/15 12:04 | Posted in 유럽여행기/파리

* 오늘은 상당히 깁니다...


사실 이 날쯤에는 육체적 피로는 제법 가신 상태였고
정신적인 피로만 적잖게 남아있었다. 말뜻을 풀이하자면 만사 다 귀찮았다는 것...
전날 어지간한 포인트들엔 다 눈도장을 찍고 온지라 그게 쫌 심했는지도?;;
일단은 휴관인 관계로 입장을 못했던 루브르로 출발.


루브르가 휴관인지 아닌지는 한눈에 판가름이 난다. 줄을 서거등.
영국에서는 어떤 관광지에서도 줄을 선 적이 없었던지라 적잖게 당황했지만
루브르의 줄은 단순 검색을 위한 것이라서 생각보다 빨리 줄어드는 편이다.


입장하고 나면 티켓을 사야 한다. 부스가 많아서 여기서도 오래 기다릴 일은 별로 없는 편.
부스 바로 근처에 오디오가이드 대여하는 곳이 있다.
헌데 내 경우엔 좀 늦게 간 탓인지 한국어 가이드 구하기가 힘들었다. 어쨌든 빌리긴 빌렸음

영국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가 특유의 개방성 때문에 마치 조각공원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면
루브르는 좀 더 클래식한 박물관의 이미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관람동선을 짜는 게 어쩐지 좀 더 부담스러웠다는 말씀. 맘대로 다니면 안될 것 같기도 하고, 공부하자니 피곤하기도 하고...
이렇게 만사 귀찮아진 관객들을 위해 오디오가이드에는 "루브르 걸작선" 코스가 있다
이 가이드만 쫓아다니면 약 두 시간 코스로 루브르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들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 흐흐

영국박물관에 유물이 많다지만 정작 로제타석을 빼고 나면 두루 알려진 특급 유물은 없듯이
작품당 30초만 소모해도 일주일이 걸린다는 루브르에도 누구나 이름을 알만한 작품은 세네개 뿐이다.
공부를 하고 보면 좋겠지만 솔직히 나같은 문외한은 그런 것만 봐도 충분하다.
일정도 촉박하고... 체력도 부족한 장기 여행중에는 별 수가 없다.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모나리자,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여기에 나폴레옹 대관식까지 보기로 하고 일단 출발.


오디오가이드에서 처음으로 안내하는 유물은 "밀로의 비너스" 이다. 가는 길목에 있는 스핑크스. 요것도 유명한 물건.


그리고 밀로의 비너스.




뒷편엔 사람이 좀 없는 편. 가이드 들으면서 뒤에 앉아있었다.


사실 비너스 자체보다는 이 주변에만 구름같이 몰려든 관광객들이 더 구경거리 같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주변의 다른 작품들에 워낙들 관심이 없어서...

루브르의 다른 "걸작" 들에는 대체로 걸작이 된 사이드 스토리가 있는 반면에
밀로의 비너스에는 그런 이야기는 없다. 그냥 인체비례와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나중에 로마까지 가서 해 본 생각이지만 그리스 시대 조각상은
중세시대, 그리고 르네상스의 조각과 비교해서 봐야 의미가 살아나는 것 같다
과거에 천착하는 유럽문화 특유의 보수성을 엿볼 수 있다고나 할까


사모트라케의 니케를 보러 가는 길... 의 마이너한;; 작품들
이름은 다 모르고 주제는 알겠더라. 프로메테우스, 에로스, 아르테미스, 헤라클레스... 사실 뻔하다;


그리고 니케.


니케상은 사실 작품 자체의 역동성보다는
이 작품이 전시된 공간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 작품이다. 덕택에 유명해지기도 했고
거의 루브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이 독립적인 전시실이 아니라
이렇듯 길거리(?)에 나와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보는 바와 같이 니케상 주변에 위치한 계단과 복도들이
한결같이 니케상을 향해 시선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 위로 유난히 높은 곳에 있는 채광창도
적당히 위엄있는 자연조명과 더불어 조각상이 역동성을 확보할 만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실제 니케상은 이 곳으로 전시공간을 옮긴 후에야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품과 전시공간의 어우러짐, 그리고 언론이 불후의 명작을 만드는 장면이 되겠다.



사모트라케의 니케를 관람하러 온 관객의 시선은 대체로 요런 방식으로 움직인다.
마치 무대 위에 선 배우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느낌이랄까. 흠.

자, 이제 모나리자로 가 봅시다


루브르의 이태리 미술품들은 거의 다 나폴레옹시대에 훔쳐온 것들.
이태리 애들은 자기들도 그리스, 이집트에서 훔쳐온 게 있으니 돌려달란 말도 못하고 있다고...
그러게 왜 그리 약탈들을 하니


앞으로 지겹게 보게 될; 성 세바스찬.
성자들은 대체로 상징물로 표현되는데 그 중에도 세바스찬은 유독 눈에 밟히는 편이다
대체로 중세, 르네상스 화가들이 이 양반을 에로티시즘을 표현하는 데 써먹었기 때문에...
실제 화살 맞고 죽는데 표정이 좀 야릇하다잉. 나 요 양반 언젠가 소설에 써먹을거다.


다른 다빈치 그림으로 몸부터 풀고... 암굴의 성모.
요건 똑같은 게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데 모조품이라 한다. 모조품도 천년 지나면 예술품이지 뭐...
다빈치는 르네상스 작가들 중에도 유독 작품 보기가 힘든 편이다. 상대적으로 기억에 잘 남지도 않고?
일단 작품이 적고... 또 다른 르네상스 작가인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처럼 대작을 남긴 것도 아닌데
카라바조처럼 작품색이 강한 것도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흠. 하지만 그는 프리메이슨...


그리고 모나리자



모나리자를 접견하려면 이 정도 인파는 뚫어줘야...


작다.

모나리자는 명실상부 동, 서양 회화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이 작품이 이리 유명세를 탄 것은 1) 우선 워낙 귀한 다빈치의 작품인데다가 2)한 번 도난당했던 전력이 큰 몫을 했다.
모나리자 도난사건에 대해선 <사라진 미소>란 책에 상세히 나와 있다. 뭐 크게 재미는 없었는데...;;
저 자그마한 모나리자에 무섭도록 몰려든 사람들을 보면 예술품의 가치를 정하는 잣대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명작의 아우라란 작품 외부의 힘으로 형성되는 부분이 많지 않나 싶다.
예술이 고등사기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


아마도 루브르에서 가장 외면받을 수도 있었던 작품...;;; 모나리자 뒷편에 있는 가나의 결혼식.
참 루브르 관계자들도 고민 많이 했을거다. 모나리자 근처에는 뭘 전시해야 '묻히지' 않을까?
결국 선택된 가나의 결혼식은 루브르에서 가장 거대한 그림이다. 저렇게 거대한 그림을 가져다 놓으니 시선이 갈수밖에 ㅋㅋ
다만 이 두 그림의 포스에 밀려 이 방의 다른 그림들은 그저 아오안... 애도를.


근처에 있는 들라쿠르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난 이 그림 좋아한다. 필터효과 줘야지...



근데 의외로 이 그림에 집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폴레옹의 대관식. 정치적 의도가 가득한 작품.
모나리자 방에 있는 가나의 결혼식 이전까지 가장 큰 회화작품이었다 한다
베르사유 궁전에 가면 같은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대강 이 정도만 봤다. 그래도 기억나는 게 어디야.; 괜히 힘만 뺀 내셔널 갤러리보다 훨씬 갚지잖아.
그래도 세 시간은 지났다 (흐미) 루브르 뒷편에 있는 라면집에서 라면먹고 노트르담으로.


라면 먹은 골목. 이 근처에 일식, 중식, 한식집도 있다.
굳이 파리까지 와서 라면을 먹을 이유가 있나 하겠지만... 이 라면집엔 한국어 메뉴도 있다능.


다시 들른 노트르담. 날씨가 좀 좋으니 아름답구나.


내부를 보고... 좀 잤다 (...)


벽면장식은 가만 보면 좀 징그럽다.

노트르담까지 간 건 생루이 섬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참 입가심 멀리서도 합네다...
입가심 후에는 원래 목적지인 몽마르뜨로 향했다.


근데 몽마르뜨는 진짜 "언덕" 이드라. 아 힘든데.
몽마르뜨의 치안에 대해서도 안좋은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좀 긴장한 채로 움직였다
내가 간 날은 날씨가 별로라서 그런지 사람 자체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전체적인 인상을 말하라 한다면... 골목골목이 이쁘긴 하지만 이런 골목은 청주 수암동에도 있는데 (...)


거리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는 곳, 이라곤 하는데
뭐랄까 초상화 작가들이 많긴 하되 너무나도 장사꾼 소굴같은 느낌이라... 예상 밖이었다.
헌데 파리에 대한 내 솔직한 감상이 몽마르뜨 감상기와도 비슷하다. 장사꾼 소굴...
안 그럴거라 예상했던 사람들이 너무나도 장사꾼이다보니 실망한 것도 좀 있지.


여기쯤에서는 이미 약간 실망하고 있었음


몽마르뜨의 메인무대... 라 할만한 사크레쾨흐 성당으로 가는 길


성당은... 솔직히 좀 뜬금없긴 한데; 이쁘다


성당 앞에서 내려다보이는 파리. 아 날씨만 좀 좋았으면...
요 앞의 청년들이 놀고 있었는데 가끔 제이슨 므라즈 노래도 들렸더랬다.
당장 듣기에는 좋았지만 뭔가 그렇게 뻔한 팝이라니 실망스럽다, 파리!
그래도 프랑스라면 에뛰드 피아프 뭐 이런 거 해줘야 되는거 아냐?


인증샷. 루마니아 커플이 찍어줬음. 비교적 성의있었다ㅋ



성당 앞에서 축구공으로 묘기부리던 흑인.



알고보니 유명한 사람이란다. 트랜스포머 3에도 나왔다고...
하긴 전세계 관광객이 다 모이는 곳에서 저러고 있는데 유명할수밖에;


뭐... 실망했다곤 하지만 몽마르뜨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다. 사진도 많네.
밥도 먹고 음악도 듣고 사람들 구경도 하며 한참 있다가 걸어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을 일부러 살짝 돌아왔는데 골목 풍경도 괜찮긴 하더라
대강 해가 지기 시작해서, 야경 보러 에펠탑으로 이동.

그리고 이때부터 시련이 시작됐으니... 난 아직도 이 밤의 기억때문에 파리가 싫다.
도대체 파리에는 왜 공중화장실이 없는 건가?

내가 좀 이상한 곳을 돌아다녔다 할 수도 있다. 트로카데로역에서 내려서는,
눈앞에 에펠탑을 두고 화장실을 찾아 개선문까지 걸었다. 금방 나올줄 알았다. 유료라도 쓸 작정이었으니
없었다. 샹젤리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라도 있으면 들어가서 쓰고 나오게.
없다. 이쯤 되니 해는 다 지고 주변엔 남들은 일부러 구경한다는 샹젤리제의 야경이 펼쳐졌다.
죽을 것 같았지만 일단 사진은 찍고 봐야 했다.


의무감에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콩코르드 광장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공원이 나온다
화장실 따위 있을 리가 없는 분위기 (...)
내 머릿속을 스친 것은! 문득 어제 낮에 퇼르리 공원에서 목격한 유료 화장실!!


그리하여 콩코르드 광장까지 걸어 (!) 왔다
좀 미련할 수도 있지만서두 오히려 뭘 기다릴 상태가 아니었다 도무지... 계속 움직여야만 했다


그 와중에도 오벨리스크는 이쁘고...




동영상도 찍었다. 덜급했던게지;;

허나 천신만고끝에 도착한 화장실은 밤이 늦어서 문을 닫았다 (...)
서둘러 가이드북을 뒤지다가 마들렌성당 근방에 공중화장실이 있단 글귀를 보았다!!


성모님 절 살리소서


마들렌 성당 다섯시 방향에 화장실이 있긴 하다. 헌데
아무래도 쓰라고 열어둔 것 같진 않았다.. 지하에 있었는데 입구까지 쓰레기가 수북히
급하다지만 그래도 소심한 이방인인 나는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때가 화장실을 찾아 헤맨지 한시간 반쯤 됐을 땐데 (헐)
결국 루브르 근방까지 가서 스타벅스를 발견
...했지만 밤이 늦어서 문을 닫고 있었다. 주여...
날 구원한 것은 그 전방에 있던 맥도날드였다 (ㅠㅠ) 여기도 맥도날드엔 화장실이 없고
함께 있는 맥까페에만 화장실이 있는데 문을 닫는 중이었더랬다.
조금 망설였지만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얼굴에 철벽을 깔고 스윽 들어가서 스윽 쓰고 나왔다.
종업원이 날 째려보긴 했는데 뭐라 하진 않더라 (;;;)

유럽 전역에 화장실이 귀한 편이지만, 파리가 유독 심하다
모르겠다 이 밤이 너무 끔찍했던 탓에 편견이 생긴건지도...-_-;;;
그래도 다른 도시는 보통 조금만 헤매면 유료화장실이 있는데
두 시간을 (세상에) 주요 관광지만 헤맸는데도 화장실 표지조차 보지 못했다는 건 좀 심하잖아.

여하튼 루브르 야경부터 제대로 다시 보기 시작.


사람이 많다? 싶었는데 야간개장을 하는 날이었다.
더 걸어다니기가 피곤해서... (그리고 어지간한 데는 벌써 갔다와서) 그냥 지하철 타고 에펠탑으로.

어쨌건 파리 야경의 꽃은 에펠탑이다.


에펠탑은 해가 지면 매 정각마다 레이져쇼를 벌인다.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광경이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멋있다고 하던데
직접 찍어왔으니 어디 평가해 보시라. (음악은 일부러 깐 게 아니라 주변에 울리던 거임)



내 앞에는 한국 여자분들이 있었는데
끝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야경은 한강이 낫네."

...내 감상은 뭐 여기까지만.
여하튼 사진빨은 극강이라고 생각한다.

자리를 좀 옮겨서, 야경 구경 계속.




나른했다.

장소는 알렉상드르 3세교 인근이다.
이때가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이었고... 유난히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환.
거의 12시간을 돌아다녔으니 어찌 다음날이 온전했으리오?


오늘 너무 길었다. 내일 계속.
  1. ㅋㅋ 추억이 새록새록하군여ㅋㅋ
    파리 쫌 좋음. 하긴 뭔가 이방인들한테는 진입장벽이 높긴 한 듯ㅠㅠ.
    하긴 저두 관광지보다는 다른 데가 더 좋았고.
    • 2011/11/16 00:36 [Edit/Del]
      내가 마음을 연 만큼 열어주는 도시... 라고 생각함
      나는 마음을 열기엔 너무 외롭고 피곤했던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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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여섯번째 : 파리 - 파리 관광명소 Preview유럽여행기, 여섯번째 : 파리 - 파리 관광명소 Preview

Posted at 2011/11/14 13:09 | Posted in 유럽여행기/파리

파리에서의 첫째날. 나는 피곤했다.
파리의 한인민박들은 대체로 시 외곽에 위치한 편이다. 내가 묵은 곳은 파리닷컴- 이란 오픈한지 얼마 안된 민박이었는데
위치는 8호선 종점 부근이었다. 음, 그런데 의외로 시내 중심부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고
숙소 시설은... 이후 아테네에 이르기까지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었다. 사실 가격에 스탭 친절도까지 따지면 파리가 최고였고.
그런데도 나는 왜 파리가 싫은거지...

따지고 보면 나에겐 애초에 파리에 대한 기대나 - 로망 자체가 없었다.
파리에 온 것도 단순히 영국과 이탈리아 사이에 있기 때문 (...) 다들 좋았다 하니, 안 가기도 뭣하고.
헌데 다른 관광지보다 유독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심드렁함이 치명적인 것 같다.
파리는 정확히 기대한 만큼 돌려주는 도시다. 이게 일종의 허영심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면 낭만이란 게 그런 것 아니겠소 헛헛

일단 바스티유 인근, 마레지구부터 들렀다. 지하철역에서 가깝길래.


바스티유 광장. 역사적 의미는 깊은 곳이다.
프랑스 혁명의 시발점으로 유명한 바스티유 감옥은 없다. 혁명 이후 해체해 버렸다고 한다.
이 감옥에서 나온 돌들로 다리를 만들었다고...

그런데 날씨가 안좋았다ㅡ.ㅡ
어쩐지 이 부분에서부터 심드렁. 사진도 별로 안찍었음.
가이드책을 보며 인근에 있는 빅토르 위고 생가로 고고씽.


보쥬광장. 사실 이곳까지 오면서 많은 골목을 지나쳤고
지금도 인터넷을 살펴보면 바로 "그!" 골목 자체가 관광지인 모양인데
난 아직도 모르겠다;; 그 골목이 뭐 어쨌다는 건지?;;
여하튼 여기까지 왔더니 위고 생가는 입장료를 받는단다. 혼자서 어쩐지 토라져 버렸다.
뭔가 그럴싸한 곳으로 가야할 것 같아서 지도를 펼치고 시테 섬으로 가보기로 했다.
거기 가면 노르트담 성당이 있다니 이 심드렁함도 좀 정복되겠지, 싶어서


시테 섬까지 가는 길. 생루이 섬도 지났다.
날씨가 개판이다... 날씨따라 기분도 별로...
이 길을 걸으면서 "런던이 좋았는데" 요 말을 골백번은 한것 같다;;


그래도 어쩐지 발견된 노트르담 성당. 뒷모습


인증샷치고는 사람이 너무 작네... 센스없는 파리지엔느의 작품임.


측면


정면. 우와 크다.

그래도 노트르담을 보니 좀 위안이 됐지만... 아직 부족했다
런던에서 단 몇시간 만에 날 감동으로 넉다운시켰던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뭐 그것과 비슷한 게 있어야 일단 이 도시에 대한 애정이 생길 것 같았다.
그렇다면? 런던에 빅벤이 있다면 파리는 뭐다?

에펠탑으로 향했다.


어쩐지 에펠탑은 아니었지만-_-;; 근처에 내렸다.
광활한 게 맘에 들더라. 마침 날씨도 갤려고 하고...
저기 있는건 아마 앵발리드일 거다. 군사박물관... 가보고 싶었지만 일단은 에펠탑으로


조금 (은 아니고 적당히) 걸으면 에펠탑이 나온다.


에펠탑 정면에는 육군사관학교가 있다.
내 사진엔 진짜 거지처럼 나왔는데 사실 이쁘다고 한다. (...)
파리는 정말 애정을 가진 만큼 보이는 도시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에펠탑을 직접 목격한 나의 소감은 이렇다.

"에펠탑 건립 당시 파리 시민들은 이 철골구조물이 파리의 상징이 되기엔
지나치게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한다
직접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내가 좀 너무 심드렁했나.


좋은 사진기 들고 있는 사람한테 사진을 부탁했더니 초점을 칼같이 맞춰줬다. 히히.

아무튼 에펠탑은 파리에 대한 나의 심드렁함에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아 이 도시는 이게 전부구나... 싶은 느낌이랄까
세상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에펠탑을 예찬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난 정말 모르겠다
에펠탑은 너무... 흉물스럽고; 너무... 몰상식하다. 오세훈씨나 좋아할 것 같은 구조물...;;
인간을 짓누르려는 근대적 사유가 철저하게 물화되어 강림한 느낌이랄까

저 탑이 세워진 게 딱 그 무렵이니까 내 생각이 틀린 것도 아니다
진보가 영원하고 이성이 승리할 것 같았던 그 시절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 만국박람회의 상징물
뉴욕에 마천루가 올라갈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건축물
어떻게 저런 숨막히는 쇳덩어리를 보고 기분이 좋아질 수가 있는 거지?

라고 말하기엔 빅벤도 그 무렵에 세웠으니 앞뒤가 맞지 않잖아 (...)
그냥 내 미감에 맞지 않았다고 해 둡시다 흠흠


그래도 남들 다 누워있으니까 잠깐 누웠다;; 피곤해...


사진빨 하나는 작살이다.


어후. 가까이 갈수록 진짜 싫었


에펠탑 아래. 이 부분에서 바라본 에펠탑의 흉물성은 극에 달한다...-_-
멀리서 보이는 기하학적 구조와 균형미는 증발하고 오로지 적나라한 철골구조만 눈에 들어오니까
전망대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나는 강 건너 세이요 궁으로 가기로 했다
세이요궁은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건너가는 길목의 세느강. 세느강에 대한 악담은 나중에 합시다...


세이요궁은 만국 박람회때 건설되었고, 내부에는 박물관이 있다고는 하는데
절대 다수의 관광객이 그저 에펠탑 관람용 테라스로 기억하고 있을 뿐


사실 에펠탑의 첫인상이 별로였던 건 날씨 탓도 있다
이렇게 먹구름이 가득한 날의 에펠탑은 일견 불길해보이기까지 한다. 뭔가 멸망의 징조...

...심드렁함을 이기기 위해 이번엔 개선문에 가보기로 했다.


개선문은 대로 한복판에 있어서 온전하게 앵글에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이 자리가 적당했는데, 저 인간들이 도무지 비키질 않더라-_-


개선문 앞에는 샹젤리제 거리가 있다.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에 대한 첫인상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세종로랑 광화문이 낫다."

이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
샹젤리제에 대해선 코멘트할 것도 별로 없다.
나중에 야경보러 한 번 더 갔지만서두 대체 이 거리가 왜 유명한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노래 때문에?

다음으로 들른 곳은 마들렌 성당.
아마도 콩코르드 광장을 가고 싶었는데, 인근에서 먼저 들를 곳이 필요했던 모양.


꽃의 성당 마들렌은 성모 마리아께 바쳐친 곳. 마들렌은 일종의 닉네임이다.
뜬금없이 그리스풍이라... 이 성당이 정면으로 보고 있는 콩코르드 광장의 오벨리스크와 연계시키면
평범한 사람 머리에서도 음모론 몇 개쯤은 나올만 하다. 흠...
아늑한 곳이다. 이상하지만 이후에 들른 유럽의 어떤 성당보다 여기가 아늑했다


그래서 잤다 (...)
한 30분은 잔 것 같다. 일어나서는 콩코르드 광장으로;;


콩코르드 광장은... 드넓은 만큼 확실히 대륙의 기백(?)이 느껴지는 곳이다
난 파리에선 여기가 제일 좋았다. 헌데 여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광장 중심에 있는 오벨리스크다.


뭐 로마같은 곳보다야 오벨리스크가 적은 편이지만, 그에 반해 파리의 오벨리스크는 상당히 뜬금없는 맛이 있다.
대체 이것이 여기 왜? 어째서? 무슨 정신으로? 있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냥 신비로울 뿐.
참고로 콩코르드의 오벨리스크는 약탈한 물건은 아니다. 선물이란다 (...) 그러니까 더 이상하다 흠.


과연 프리메이슨은 지구정복을 꿈꾸는가


멀리 샹젤리제를 건너 개선문이 보인다.


정확히 반대편으로 퇼르리 공원이 있고 또 먼 곳에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말하자면 오벨리스크를 중심에 두고 마들렌 - 개선문 - 루브르 박물관이 십자가를 그리는 셈이다.


그리고 루브르 앞에는 개선문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작은 개선문이 있다
파리에는 라데팡스의 신 개선문까지 합쳐 이렇게 세 개의 개선문이 있는데
세 개선문은 정확히 일직선상에 위치해 있다.


오래 걸어서 도착한 루브르. 루브르 앞마당엔 익히 알다시피 피라미드가...
파리의 도시구조엔 확실히 오컬트적인 면모가 있다.


루이14세. 저 양반 이야기는 지겹게 들을 곳이 따로 있다.


인증샷


루브르는 건축물 자체만도 관람가치가 있다. 흠...
이 날은 마침 휴관일이었다. 다음 날 오기로 하고 이동.


콩코르드 광장의 오벨리스크를 보고 오니 이런 것도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
그리스-로마, 그리고 이집트 문명이 유럽에 끼친 영향은 곳곳에서 이런 식으로 발견되는데
사실 파리가 싫었던 건 그런 것에 가려 '파리만의 색깔' 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같고
또 이따금 보이는 그 '파리만의 색깔' 이란 것도 내게 별로 와닿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난 파리지앵 스타일은 아닌 모양.


볼거 다 봤겠다... 이후론 두서없이 돌아다녔다. 이곳은 예술의 다리.
보행자 전용 다리고 파리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곤 하는데... 역시나 난 별로.


세느강... 은 템즈강보다 수질이 좋아보였다. (...)


멀리 퐁네프 다리가 보인다. 저 다리는 요 각도에서 봐야 이쁘더라.


하여튼 커플들이란...


아직 밝아보이지만, 오후 7시가 다 되어갈 무렵이다.
해가 뉘엿뉘엿할 때까지 세느강변을 산책했다.
가을날씨가 적당히 무르익어서, 사람 없는 강변은 산책에 제격이었다.
어쩌면 이 날 처음으로 즐거움을 느낀 순간


잠시 뒤 커피 한잔 사먹고 숙소로 귀환.
이 날의 목표는 이후에 둘러볼 관광지 프리뷰였으니... 사실 돈내고 입장한 곳도 없다
헌데 이 날 프리뷰가 워낙 재미없었던 탓에 이후에도 별로 간 곳이 없기 마찬가지ㅡㅡ;;

이날 밤에는 외로움을 많이 탔던 것 같다. 꿈도 꾸고... 왜냐구?
6인실을 혼자 썼기 때문에 (...) 숙소에 남자가 없었다.
이후에도 혼자 여행하는 남자는 참 보기 드물더라. 왜 그런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도 여행 좋아하는 사람은 죄다 여자 뿐이었다. 흠. 의외의 사실.



아웅. 나는 파리 사진만 봐도 피곤하고 재미 없지만;;
어쨌거나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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