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ights of CydoniaKnights of Cydonia

Posted at 2011/11/11 01:44 | Posted in 잡글들/소설

 아버지의 실종이 명확해지자, 사람들은 아버지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것도 너무 쉽게. 마치 애초부터 아버지가 실패하기를 기다려왔던 사람들처럼. 사람들은 아버지의 실패에 과장된 수사를 덧바르고 의미를 채색해 성마른 애도사를 생산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떠난 순간부터 아버지를 기다린 나에게, 사람들의 애도는 일종의 과격하고 서툰 네크로필리즘처럼 느껴졌다. 산 사람을 질식시켜 절벽 너머로 떨어트린 후에야 먼 곳을 향해 바치는 애도. 그건 누구를 위한 애도였을까?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성공 같은 걸 믿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좌절한 영웅의 무덤에 꽃을 무더기로 바치며,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향해 엄숙한 제의를 행하고, 아직 먼발치서 빛나는 희망과 막아내야 할 절망을 노래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희망은 그런 방식으로 오지 않는다. 절망도 마찬가지로 도래하지 않는다. 삶이란 원래 그 중간의 어디쯤을 부표처럼 떠다니다가 고요히 썩어가기 마련이란 걸, 상상력이 부족한 이들은 미처 떠올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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